동량역까지 오는 동안 굴은 길었다
남자는 하나 남은 자리에 여자를 앉히고
의자 팔걸이에 몸을 꼬느어 앉아 있었다
여자는 책갈피를 한 장 한 장 넘기고
남자는 어깨를 기울여 그것들을 읽고 있었다
스물 여섯 일곱쯤 되었을까
남자의 뽀연 의수가 느리게 흔들리고
손가락 몇 개가 달아나고 없는 다른 손등으로
불꽃 자국 별처럼 깔린 얼굴 위
안경태를 추스리고 있었다
뭉그러진 남자의 가운데 손가락에 오래도록 꽂히는
낯선 내 시선을 끊으며
여자의 고운 손이 남자의 손을 말없이 감싸 덮었다
굴을 벗어난 차창 밖으로 풀리는 강물이 소리치며 쫒아오고
열차는 목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여자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남자의 손가락 두 개
여자는 남자의 허리에 머리를 기대어 있었고
남자의 푸른 심줄이 강물처럼 살아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도종환 시 '어떤 연인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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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내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천재나 인재에 의해서 살아온 삶과는 180도 다른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의 상처가 클때에는,,, 내 가진 모든 것.... 가족이나 재산, 사회적 지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떠나야 하는 아픈 경우도 많이 보았다. 우리는 '사랑' 이라는 희미한 얼굴을 흐릿하게 알고 있으나 진실로 그것을 직면하며 살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때가 되면,, 모두가 바로 알고 가슴으로 알게 되는 사랑의 얼굴은,,, 우리의 어떤 지식이나 상식, 금전과 권력으로도 얻을 수 없음을 우리는 직감적으로 안다. 살아오면서 내가 행하고 이루며 살아온 모든 일중에서 진정 사랑함으로 나누려한 일들이 몇가지나 될까?!... 세상에 흐르고 있는 수많은 노래도, 우리가 갈구하고 원하는 모든 이해관계도 결국에는 '사랑'이 없으면,, 허무하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가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우리가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닿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고린도 전서 13장 1~13절-
-살아가면서 가슴으로 깨닿는 하나는 사랑은 모든것에 '우선' 한다는 것이다. 성경의 말씀과 같이 일상에서 우리가 하나 하나 깨침과 같이 마음의 손을 내밀고, 서로 맞잡아 느끼는 따스함으로 우리의 외로운 생을 덥히며 살자. 덧붙여,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고3 수험생들.... 결전의 날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기도 한다. 뿌린만큼,,, 거두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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