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두부가 싫어졌다
두부만으로도 푸짐했던 시절은 갔다고들 한다
그러나 퇴근길에 두부 한 모 사들고 오면서
왠지 즐겁고 든든해지던 날들이 있었다
따뜻한 김이 나는 두부를
부서질까 조심스레 들고 와서
기름에 부쳐먹고 된장찌개에도 넣고
으깨어 아기 입에도 넣어주었지
두부를 좋아하는 사람들 맘씨처럼
정에 약해 곧잘 부서져내리기도 하고
뜨거운 된장 속에서 가슴 부푸는
그런, 두부를 나도 모르게 잊고 살다니!
시장바닥에 좌판을 벌여놓은 아줌마
옆구리에 어린애를 끼고 앉아
김치에 날두부를 싸서 늦은 점심을 먹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게 보이던지!
오랜만에 두부 한 모 사들고 돌아온다
두부에게로 돌아온다.
-나희덕 시 '두부'모두
아침에 녹차를 한잔 내려 마시면서.... '한 친구'가 몾내 그리워졌다. 녹차향처럼 은은히 삶의 향기를 풍기는 그 친구는 요즘 몸이 많이 아프다는데,,, 친구로써 나는 그저 "병원에 가라고, 아프지 말라고,, 푹 쉬라고,,," 말 밖에는 해주지 못한다. 하루 한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는데,, 서로가 '먹고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만남이 어긋 나기도 한다. 몇일 전에는 해질녘의 어스름에 속이 출출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단골집에 들러 탁배기에 두부를 데쳐서 김치 만을 달라고 하여 두어 잔 마셨다. 이런 탁배기를 즐길수 있는 집은 서울에서는 이제는 찾기 힘들고,, 인천의 동네의 초입에서나 허슬한 식당에서, 주점에서 그래도 찾을 수 있으니,,, 마음을 내려 놓고, 긴장의 끈을 늦추고 허술한 시골의 촌부가 된듯 탁배기 가득 막걸리를 붓고 "꿀떡 꿀덕" 단숨에 들이키고는 두부에 김치를 싸서 "우적~우적" 맛나게 먹었다.
제법 연륜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어느자리에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홀로가던 여럿이 가던 사업상으로 사람을 만나던,,, '분위기'를 즐기는 것은 연륜이 필요함이다. 어느 장소와 어느 사람을 만나던 그 분위기와 장소에 '안착'하는 포즈는 세월이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니,,, 마음이 편안하다. 출장을 다녀와 쉴틈도 없이 밀린 일정을 소화하고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일정한 운동량을 가졌다고 생각 했는데,,, 체력이 딸린다. 병원에서 지난번에 안좋았던 부분이 회복 되었다고 하니, 4월 부터는 저녘시간에 속보로 집에서 시냇물공원, 그리고 호수공원을 한바퀴 돌아 운동응 더 하기로 계획을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체력에 안배를 해야 하는데,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시간을 조금씩 늘리기에 주저 했던것 같다.
"즐길 수 있을 때에 즐겨라!" 요즘 내 생활의 모토 이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때 이지만,, 우거지 상을 하고 힘들어 한다고 잘 풀리는 것도 아니라면 떨치고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氣)를 복돋아 주어야 한다. '절제와 균형'.... 우울모드로 치닫을 수 있는 요즈음을 이겨내고 활력을 찾기위해 나름대로 안감힘을 쏳음 이다. 봄이오니 꽃들이 하나, 둘씩 피어나고 따스한 햇살에,,, 외출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읽을 책들도,, 할일도 부지기수 이지만,,, 친구들을, 자연을 찾아서 떠나고 싶어진다. 산다는 것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벽'을 허무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닿는다. 모두가 삶에 지치고 '새로움'을 찾아 나서지만,,, 그 새로움은 내 곁에, 내 주위에 있으니,,, 그것이 구분이 없고 '하나'로 존재할 때에 마음은 자유로워 지는것 같다. 그리운 것들이 많아지는 환한 계절 '친구의 美笑' 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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