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12월 24일, Beethoven Symphony 9, 합창 - 올해의 Christmas! - 인천 아트센타 Pm:17:00-19:00, 나이를 먹으니 연말에 ‘마눌님’과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이 생긴다. 모처럼 Kbs 오케스트라가 인천을 찾았다. 메인 레파토리도 ‘베토번 교향곡 9번 ’합장‘ 전악장.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서 1 시간을 달려 ’인천 아트센타 콘서트 홀‘을 찾았다. 2023 년의 마무리를 휼륭한 ’앙상블‘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유쾌 했다. 2024년. 새해를 ’여유있는 마름‘으로 맞을 수 있다는 마음이 드니,, 고마운 일이다. 마눌님도 대 만족 !!! 더보기 돌아 앉자서 눈물 흘리는 나’ - 황 지우 시. 삶이란, 끊임없이 부스럭거리는 사고 그러니, 저지르지 않으면 당하게 되어 있지 그러니, 저지르든가 당하든가 서울에 도착하여 고속터미널을 빠져나올 때 택시 주차장으로 가면 국민학교 교사처럼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신사가 핸드 마이크로, 종말이 가까웠으니 우리 주 예수를 믿고 구원받으라고 외쳐대지 않던가 사람들은 거지를 피해가듯 구원을 피해가고 그는 아마도 안수받고 암을 나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혼자서 절박해져가지고 저렇게 나와서 왈왈대면 저렇게, 거지가 되지 - 황지우 시 '또 다른 소식' 모두 하루를 나갔다 오면 하루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내심으로는 내키지 않는 그 자와도 흔쾌하게 악수를 했다 이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될 것들을 스스럼없이 만졌다 의수를 외투속에 꽂고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더보기 지식인의 삶과 사랑 - 황 동규 시. 가을이 너무 깊어 갈수록 철 지난 로봇처럼 되는 몸 길이나 잃지 말아야겠다. 길이라니? 버스와 전철 번갈아 타고 걸어 서촌보다 더 서쪽 동네 가게에 들러 맥주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고 인왕산 서편을 달관한 로봇처럼 천천히 걸으며 빈 나무에 단풍 몇 잎 떨어지지 않고 모여 가르랑대고 있다. '이제 말 같은 건 필요없다. 가르랑!' 로봇도 소리 물결 일으킨다. '평생 찾아다닌 거기가 결국 여기?' 그래, 내고 싶은 소리 다들 내보게나. 숨 고르려 걸음 늦추자 마침 해 지는 곳을 향해 명상하듯이 서 있는 사람 하나 있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로봇이군. 방해되지 않을 만큼 거리 두고 나란히 선다. 흰 구름장들 한참 떼 지어 흘러가고 붉은 해가 서편 하늘을 뜬금없이 물들이다 무엇엔가 빨리듯 하늘 뒤로 넘어간다. 옆.. 더보기 ‘혼자 서서 부르는 노래’ - 한 하운 시.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靑山 어린 때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 ㄹ 닐니리. - 한 하운 시 ‘보리피리’ 잘못 살아온 서른 살짜리 부끄러운 내 나이를 이제 고쳐 세어본들 무엇하리오만. 이 밤에 정녕 잠들 수 없는 것은 입술을 깨물며 피를 뱉으며 무슨 벌이라도 받고 싶어지는 것은 역겨움에 낭비한 젊음도, 애탐에 지쳐버린 사랑도, 서서 우는 문둥이도 아니올시다. 별을 닮은 네 눈이 위태롭다고 어머니의 편지마다 한때는 꾸중을 받아야 했습니다 차라리 갈수록 가도 가도 부끄러운 얼굴일진댄 한밤중 이 어둠 속에 뉘우침을 묻어버리고 여기 예대로.. 더보기 눈이 내린 아침에,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 시 '작은 사랑의 노래' 모두 * 앰파스 블로그 초창기 멤버로 그동안의 기억을 정리하기 위해서 ‘블로그’ 라는걸 했었다. 지금은 ‘엠파스’ 자체가 사라졌지만 그때의 인연들이 길게 이어져 왔다. Daun 카페로 이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온 카페가 ‘시사랑’과 ‘신장병 환우들을 위한 모임’ 두 군데,, 직접 ‘모임’까지 이어져 운영자로서 참여한 카페는 ‘시사랑’이 유일하다. 공지.. 더보기 정갈하게 ‘수놓는 시’ - 허 영자 시. 나는 많이 가진 것 없기에 버릴 것도 없습니다 버릴 것이 없어서 부끄럽습니다 남이 버린 것도 주워서 알뜰히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 아주 떠날 때에도 버리지 않고 두고 떠날 것입니다 부끄러운 살림 몇 점 두고 떠날 것입니다. - 허 영자 시 ‘ 소유所有‘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모를 뻔하였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 허 영자 시 ‘ 완행열차’ [기타를 치는 집시의 노래], 미래문화사, 1995. 돌아보니 가시밭길 그 길이 꽃길.. 더보기 ‘당신의 침묵.., 그리고, 나’ - 만해, 한용운 시.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한 용운 시 ‘나룻배와 행인’ 님은 갔읍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읍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읍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읍니다. 날카로운 첫.. 더보기 래여애반다라( 來如哀反多羅1~9 ) 來如哀反多羅래여애반다라 1 이성복 추억의 생매장이 있었겠구나 저 나무가 저리도 푸르른 것은, 지금 저 나무의 푸른 잎이 게거품처럼 흘러내리는 것은 추억의 아가리도 울컥울컥 게워 올릴 때가 있다는 것! 아, 푸르게 살아 돌아왔구나, 허옇게 삭은 새끼줄 목에 감고 버팀대에 기대 선 저 나무는 제 뱃속이 온통 콘크리트 굳은 반죽 덩어리라는 것도 모르고 래여애반다라 2 바람의 어떤 딸들은 밤의 숯불 위에서 춤추고 오늘 밤 나의 숙제는 바람이 온 길을 돌아가는 것 돌아가면 어떤 딸들이 신음하는 어미와 자궁을 열고 피 묻은 나를 번쩍 드어 올릴 때 또 다른 딸들이 깔깔거리며 빛 바랜 수의를 마름질하는 것 보다가, 보다가 어미의 삭은 탯줄 끌고 돌아올 수 있을까. 언젠가 내가 죽고 없는 세상으로 래여애반다라 3 이 ..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1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