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저, 저 아래서 눈이 올라온다
공중에 난 발자욱들을 지우며
용서 받을 발자국들이 몇씩은 있을 것이여서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눈발 날리는 소리를 그렇게 간절히도 듣던 귀가 있었다
창문을 열자 허공에서 오래 서성거리던 눈송이 몇점
더운 손등위에 깜박거리다 스러진다
눈석임물처럼 잠시 맺혔다 흘러내리는 게 목숨이여서
오늘밤 싸늘하게 피가 식는 입술이 있겠지
어느 마당가에서는 둥근 그릇에 희디흰 눈을 받겠지
그 그릇이 봉긋하게 차오르면
또 한 아기가 태어나 울음을 터뜨리겠지
아득한 산란, 터져나온 포자들이 날아오르는 밤이면
허름허름 길 떠나는 발자국도 있어
괜, 찮, 다, ....
괜, 찮, 다, ....
괜, 찮, 다, ....
괜, 찮, 다, ....
눈은 대체 어느 먼 골짜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에
하염없이 날아오르나 날아오르며 곤두박질치나
저, 저, 저 아래 골짜기는 깊고 어두워
눈은 제가 누굴 용서한 줄도 모르고 밤새 내려 앉는다.
-나희덕 시 ‘눈은 그가 떠난지도 모르고’
* 일요일, 빨래를 세탁기에 모아 돌리고 방방마다 다니며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를 빨아 딱으며 청소를 마치고, 건조대에 빨래를 널고 내방의 침대커버와 이불을 마저 빨아서는 베란다의 세탁봉에 널었다. 손녀에게 마누님도 빼앗기고 홀아비가 되어서 이제는 집안 일도 척척 한다. 그래도 할일이 남아서 월요일의 분리수거도 준비하여 분리 해 담아놓고는 늦은 아점을 3시에 먹었다.
서투른 집안 일도 이제는 척척인데,, 이제는 인천에서의 일들도 하나 둘 정리하고 서울로 다시 돌아 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마음의 정리가 잘 되지를 않는다. 사람의 연이라는게,, 착하게 맺으면 현실이 천국이고, 악하게 맺으면 현실이 지옥인데,, 가까운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는게 인생인 모양이다. 확인한 어제부터 “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라고 수 없이 되새기다, 오늘에야 이 시를 꺼내 읽었다. ’사람나고 돈 낳는다. 했는데 사람의 신의는 어디가고 돈 생겨야 사람되는 세상‘이 되었는지,, 가슴이 아프다.
사람은 본래 선한 것 인데, 살아 가면서 환경에 따라 악해지는 것 인지,, 오늘까지 후자가 맞다고 생각 했는데,, 본래 악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슬프고 아프다.
'붉은수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Un beau matin, 어떤 아침. (0) | 2026.02.23 |
|---|---|
| 나는 누구인가?! (2) | 2025.09.28 |
| 4월은 잔인한 달?! (0) | 2025.04.20 |
| 시사랑 / 41 문 : 41 답 - 홍 수염. (0) | 2025.02.25 |
| ‘기분up, 기쁨up‘ - 2025년 2월, 시사랑 봄 정모. (2) | 2025.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