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연’을 닮아 간다. 아버지께서 갈꽃비를 만드신다 지난가을 당신처럼 하얗게 늙은 갈대꽃을 한아름 꺾어 오시더니 오늘은 당신 몫의 생애를 차근차근 정리하여 묶듯이 갈꽃비를 만드신다 나이 들어 정신도 육신도 가벼워진 아버지와 갈대꽃이 한데 어우러져 조용히 흔들린 끝에 만들어진 갈꽃비 평생 짊어진 가난을 쓸기엔 너무 탐스럽고 세상 더러움을 쓸기엔 너무 고운 저 갈꽃비로 무엇을 쓸어야 할까 서러운 세월 다 보내신 아저비의 한 방울 눈물을 쓸면 딱 알맞겠는데 아버지는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으신다 - 정 낙추 시 ‘갈꽃비’모두 * 따가웠던 햇살도 이제는 아리따운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온 몸에 따사로운게 제법 서늘한 바람과 함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언제나 나를 깨우게 하는 것은 시간의 명징성. 세상 한 모퉁이의 그 정직.. 더보기 아버지의 눈물 / 이 채 남자로 태어나 한평생 멋지게 살고 싶었다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며 떳떳하게 정의롭게 사나이답게 보란 듯이 살고 싶었다 남자보다 강한 것이 아버지라 했던가 나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위해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세상살이더라 오늘이 어제와 같을지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희망으로 하루를 걸어온 길 끝에서 피곤한 밤손님을 비추는 달빛 아래 쓴 소주잔을 기울이면 소주보다 더 쓴 것이 인생살이더라 변변한 옷 한 벌 없어도 번듯한 집 한 채 없어도 내 몸 같은 아내와 금쪽같은 자식을 위해 이 한 몸 던질 각오로 살아온 세월 애당초 사치스런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구나 하늘을 보면 생각이 많고 땅을.. 더보기 봄은,, 오려는가?! 내 마음에 봄은 오려는가....!?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548) 이미지..,love. | 2008/02/05 (화) 19:27 추천(0) | 스크랩(0)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마치 사탕 하나에 울음을 그치는 어린아이처럼 눈 앞의 것을 껴안고 나는 살았다 삶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태어나 그것이 꿈인 줄 꿈에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사랑을 하고 또 헤어졌다 그러다가 나는 집을 떠나 방랑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내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등뒤에 서면 다시 한번 쳐다본다 책들은 죽은 것에 불과하고 내가 입은 옷은 색깔도 없는 옷이라서 비를 맞아도 더이상 물이 빠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무엇이 참 기쁘고 무엇이 참 슬픈가 나는 짠 맛을 잃.. 더보기 꽃샘추위. 봄이 오시는 듯,,, 꽃샘 바람이 차갑습니다 !!! 조회(389) 이미지..,love. | 2007/03/06 (화) 21:59 추천(0) | 스크랩(1) 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나는 병들어 담배도 한 대 피우지 못하는데 아직도 사랑과 욕정도 구분하지 못하는데 낡은 재봉틀 앞에 앉아 늙은 어머니 수의를 만드신다 전구를 넣어 구멍난 양말 꿰메시던 손으로 팬티에 고무줄 넣어 추스려 주시던 손으로 이 병신같은 자식아 지금까지 그런걸 여자라고 데리고 살았나 힘없이 내 등줄기 후려치던 손으로 삯바느질 하듯 어머니 수의를 만드신다 연 사흘 공연히 봄비는 내리는데 버들개지 흰눈처럼 봄바람에 날리는데 죽음이 없으면 부활도 없다는데 몇날 며칠째 정성들여 그날이 오면 아, 그날이 오면 입고 갈 옷 손수 만드신다 돋보.. 더보기 아빠란 이름... '아빠란 이름으로' - 슬픔/0607 조회(641) 이미지..,love. | 2006/07/23 (일) 07:09 추천(1) | 스크랩(0) 아버지는 석 달치 사글세가 밀린 지하셋방이다 너희들은 햇볕이 잘 드는 전세집을 얻어 떠나라 아버지는 아침 출근길 보도 위에 누가 버린 낡은 신발 한 짝 이다 너희들은 새구두를 사 신고 언제든지 길을 떠나라 아버지는 페인트 칠할 때 쓰던 낡고 때묻은 목장갑이다 몇 번 빨다가 잃어버리면 아예 찾을 생각을 하지 말아라 아버지는 포장마차 우동 그릇 옆에 놓인 빈 소주병이다 너희들은 빈 소주병 처럼 술집을 나와 쓰러지는 일은 없도록 하라 아버지는 다시 겨울이 와서 꺼내 입은 외투속의 언제 넣어둔지 모르는 동전 몇 닢이다 너희들은 그 동전마저도 가져가 컵라면이나 사먹어라 아버.. 더보기 말이 없는 보이지 않는 미소.... 아버지 ! 말이 없는 보이지 않는 미소- 아버지.., 조회(163) 이미지..,love. | 2005/10/10 (월) 21:26 추천(0) | 스크랩(1) 아버지 파고다 공원에서 '영정사진 무료 촬영' 이라고 써놓은 플랭카드앞에 줄을 서 계신다 금요일만 되면 낡은 카메라 가방을 들고 무료봉사 하러 나온다는 중년의 한 노신사가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다 노인들은 흐린 햇살아래 다들 흐리다 곧 비가 올것 같다 줄의 후미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아버지는 사진은 나중에 찍고 콩국수나 먹으러 가시자고 해도 마냥 차례만 기다리신다 비들기가 아버지 발끝에 와서 땅바닥을 쪼며 노닌다 어디서 연꽃 웃음소리가 들린다 원강사지 십층석탑에 새겨진 연꽃들이 걸어나와 사진찍는 아버지 곁에 앉아 함께 사진을 찍는다 사람이 영정사진을.. 더보기 아이들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어떤 것' 일까....?! 폭설이 내린 날 내 관을 끌고 올라가리라 날카로운 빙벽에 매달리고 눈사태에 파묻혀 헤어나오지 못해도 알몸으로 내 빈 관을 끌고 끝까지 산정으로 올라가리라 산정의 거친 눈보라와 눈보라가 그친 뒤 눈부시게 내리쬐는 맑은 햇살과 간간히 천상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차곡차곡 관 속에 챙겨넣고 눈 덮인 연봉들을 오랫동안 바라보리라 엎드린 봉우리마다 일어서서 다정히 손을 흔들면 눈물을 그치고 마지막으로 내 시체를 담아 관 뚜껑을 담으리라 거지여인의 눈에 평생 동안 눈물을 흘리게 한 용서하지 못할 용서 평생토록 참회해도 참회할 수 없는 참회를 관 속에 집어넣고 탕 탕 탕 눈사태가 나도록 관 뚜껑에 못질을 하고 산정의 산정에 홀로 서서 내 관을 던지리라. -정호승 시 '나의 수미산'모두 아이들이 자라면서,,,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