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눈 내리는 포장마차에 앉아
국수를 말아먹는다
국수와 내가
한 국자
뜨거운 국물로
언 몸을 녹인다
얼어붙은 탁자 위에서
주르륵
국수그릇이 미끄러지고,
멸치국물보다
싱거운 내가
나무젓가락의 가랑이를 벌리며
승자 없는 싸움의
옆자리에 앉아 있다
부침개처럼
술판이 뒤집어진다
엎어진 김에
쉬어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막차가 도착하기 전
미혹에 걸려 넘어진 마음
다시
일으켜세워야 한다
-박 후기 시 '국수' 모두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창비, 2009.
- 매서운 추위, 매서운 경기. 이리저리 어려운데도 나름대로 계획대로 움직이기 위해 일들을 조정하고, 마무리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생각들은 접기로 한다. 고민 한다고 해결될 일들이 아니라면 접어두고, 현재에서 내게 닥친 일들을 즐기자. 시간이 없는 가운데 길 떠날 준비를 조금씩 해 둔다. 초콜릿이나 육포, 사탕에 작은 위스키 한병, 비옷, 큰비닐, 소비닐3, 약 5일치, 베낭과 의류, 그리고 카메라와 밧데리, 예비 메모리카드. 카드와 현금 약간,,,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걸어 나가자 바다와 풍경을 보자,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그뿐이면 된다고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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