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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조금,, 삐뚫어진 액자를 바로 잡으며,,,


조금 비뚤어진 액자를 바로 잡으며.
조회(326)
이미지..,love. | 2006/04/09 (일)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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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그 다음
무언가 예쁜 것을
무언가 단순한 것을
무언가 쓸만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에 걸어 놓으세요
정원에 있는
또는 산림에 있는
어느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고...
때로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기 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죠
용기를 잃지 마세요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 몇 년이라도 기다리셔야 해요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건
그림이 잘 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새가 날아올 때엔
혹 새가 날아 온다면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 해요
새가 새장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그리고 새가 들어 갔을 때
붓으로 살며시 그 문을 닫으세요
그 다음
모든 창살을 하나씩 지우세요
새의 깃털 한끝도 다치지 않게 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나서 가장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골라서
나무의 모습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러운 바람과
햇빛의 반짝이는 금빛 부스러기까지도 그리세요
그리고 여름 뜨거운 풀숲의 동물소리를
또 그리세요
그리고는 새가 마음먹고 노래하기를 기다리세요
혹 새가 노래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쁜 징조이어요
그 그림이 잘못된 징조이어요
하지만 새가 노래한다면 그건 좋은 징조이지요
당신이 싸인을 할 수 있다는 징조이어요
그러면 당신은 살며시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으세요
그리고 그림 한구석에 당신의 이름을 쓰세요.
 
 
 
 -쟈끄 프레베르시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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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내 뒤에도
내 앞에도
현재에도 없다
삶은 그 안에 있는 것
 
  -프로베르 '내 삶은...'
 
 
-너무 피곤해도 잠이 오지 않는것 같다. 누런 황사가 날리는 도시를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오니 눈이나 입이나 코가 답답한듯 하여 샤워로 씻어 내고 눈에는 안약을 넣었다. 도시 전체가 누런 안개가 낀듯 뽀얗게 덮인 황사,, 22년 만에 처음인 '대단한 황사'라고 뉴스에서는 이야기 한다. 잠을 좀 일찍 자볼 생각에 술을 두어잔 마시고 누웠으나 뒤척뒤척, 일어나 음악을 듣다가 11시가 넘어 서야 잠이 들었다. 다시 눈을 뜨니 03;30분 흠,, 몸은 피곤한데 깊이 잠이 들지 못한다. 의사가 수면제를 처방해 줄까하고 물어서 약으로 자는 것은 습관성이 될것같아 사양했는데,, 조금더 두고 봐야 겠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화창한 날씨 황사도 지나간듯 다소 흐리기는 하지만 맑게 느껴지는 바람, 집안에 있는 화분을 모두 베란다로 이동 시켰다. 식물에서 산소와 공기정화만 생각했지 식물들에게도 필요한 햇빛을 주지 않아서 하루하루 잎이 떨어지는 것을 날씨가 따뜻해져서 베란다 문을 열면 모두 순환된다는 논리로 모두 햇빛이 있는 곳으로 옮겨 놓았다. 말라서 비틀어진 잎들을 떼어내고 정성껏 물을 주면서 햇빛과 충분한 물 그리고 내 사랑으로 다시 푸르게 잎이 피어나기를 바래본다.
 
-다소 피곤하여 안방에서 한숨 자려하니 장롱을 뒤져내고 때아닌 정리를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큰애 방에 가니 공부 한다고 안된다나, 작은 애도 싫다고 하니,,, 이런 젠장 할,,  이놈들이 벌써 다 큰것인지 아빠를 밀어낸다. 에이구 하는 서글픈 마음에 거실의 소파에 길게 누워 잠을 청하니 왠지 서글프다. 한숨 자다가 들으니 너희가 아빠를 침대에서 못자게 했느냐고 애엄마가 묻고 아이들이 소파에서 자는 내 모습에 미안 했던듯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린다. 아, 그놈의 롯또가 됐어야 내가 편히 쉴 공간을 하나 만드는데,, 하는 망상이 슬며시 떠오르고 ㅎㅎ,, 다음에는 미인을 멀리하고 돼지를 안아야지 하고 차후(?)를 생각 한다.  ^^
 
-오늘은 청소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크산티페'(소크라테스의 처) 같은 마눌님의 등살에 다시 청소를 시작한다. 구역을 나누어 청소를 분담하고 서재를 마치고 현관을 보니 에이구 눈이 갔으니 청소를 해야지,, 걸레에 물을 적셔 물청소를 했다. 휴, 깨끗 하기는 한데 "아이구 힘들어" 했더니 운동부족 이라며 운동기구까지 딱아서 놓으라 호령(?)이다. 에이구 무섭은 마눌님의 호령에 내가 힘이 있나 해야지..  정리를 마치며 사방을 둘러보니 청소는 해도 해도 잘표시가 안난다. 이것저것 뒷정리를 하는 무섭은 마눌님을 보면서 그래 내가 잘 도와줘야지 하며 "뭐 더 할일 없어?" 하고 물으며, 응접실의 조금은 삐뚤어진 액자를 바로 잡는다. 내 마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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