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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아버지란 이름으로,,


가정과 가족-아버지란 이름으로,
조회(226)
이미지..,love. | 2006/04/10 (월)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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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六文三의 코가 납작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膜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박목월시 '가정'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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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서재의 한 귀퉁이와 너무 흡사한,,,  그래서 마음이 끌리고 정겹다.
 
 
-비도 오는데 박목월의 시가 자꾸 떠올라 옮겨 보았다. 모든 인간사가 마찬가지 겠지만 자신에게 닥치기 전에는 희미하게 추측으로, 짐작으로 알뿐이다. 예전에는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마음이 어떤것일까? 하고 궁금 했는데 내가 어느덧 아버지란 자리로 '자리매김'하다보니,, 미처 생각치 못했던 '감정'들이 부딪쳐와 새삼 예전의 아버님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아버지의 자리에 서보니 박목월님의 시귀절 처럼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 한다.
 
-아내와 아이들과 나 라는 존재에서의 내 자리. 일상에서 아이들과의 적극적이지도 무관심도 아닌 어설픈 관심의 자리. 아이들과 말을 나눌 만큼 크니 이제는 '사생활'을 갖고 싶어하는 나이,, 나 또한 이런 모습으로 커 왔으리라. 때로는 혼탁하고 무서운 세상속에서 내가 내 가정과 아이들에게 할수있는 한계를 본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저 아이들이 자라나서 독립 되었을때 사회의 올바른 구성원으로 설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한살 한살 나이를 더하고, 몸이 자라고 마음이 자라서 인격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할수 있기를,,,
 
-아침부터 내린 비는 출근길을 바쁘게 한다. 비를 좋아하는 나는 큰 불평없이 조금 일찍 집을 나섰지만 06;30분에 차를 탔는데 서울역에 도착하니 08;51분. 평소에 근무자에게 지각을 하지말라고 한마디 했었는데,, 급한 마음에 걸음을 빨리하니 08;57분. 역시 나는듯이 걸어왔더니,, "난, 참 빨라"(동막골 버전)  ^^* 사무실에 들어서니 평소 08;00시면 들어서다 출근시간이 다되어 들어서니 모두 인사말(?)을 던진다. "늦으셨읍니다!"  에이구, 역시 여유가 필요함 이다.
 
-비님도 오시는데 밥 먹자는 사람들이 많다. 미리 선약이 있어 다 미뤄 놓고 친구와의 식사에 낙점. 식사는 소화가 잘되는 사람과 먹음이 기본이지,,, 아침부터 비가오니 먹는 얘기들이 많다. 삽겹살에 소주에, 부침개에 동동주,,, 모두가 좋은 소리. 내일은 애들이 학원에서 일찍오는 날이니 저녘에 샤부샤부라도 한번 사주고 점수 좀 딸까?  나도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사랑을 원하는 어설픈 아버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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