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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익숙해지지 않기,,,


서로에게 익숙해지지 않기....
조회(454)
이미지..,love. | 2006/12/26 (화)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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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내리지 않았다
강가에 또다시 죽은 아기가 버려졌다
차마 떨어지지 못하여 밤하늘에 별들은 떠 있었고
사람들은 아무도 서로의 발을 씻어주지 않았다
육교 위에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여자가 앉아 있었고
두 손을 내민 소년이 지하도에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소년원에 간 소년들은 돌아오지 않고
미혼모 보호소의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집 나온 처녀들은 골목마다 담배를 피우며
산부인과 김과장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돈을 헤아리며 구세군 한 사람이 호텔 앞을 지나가고
적십자사 헌혈차 속으로 한 청년이 끌려갔다
짜장면을 사 먹고 눈을 맞으며 걷고 싶어도
그때까지 눈은 내리지 않았다
전철을 탄 눈먼 사내는 구로역을 지나며
아들의 손을 잡고 하모니카를 불었다
사랑에 굶주린 자들은 굶어 죽어갔으나
아무도 사랑의 나라를 그리워 하지를 않았다
기다림은 용기라고 말하지 않았다
죽어가는 아들을 등에 업은 한 사내가
열리지 않는 병원 문을 두드리며 울고 있었고
등불을 들고 새벽송을 돌던 교인들이
그 사내를 힐끔 쳐다보고 지나갔다
멀리 개 짖는 소리 들리고
해외 입양 가는 아기들이 울면서 김포공항을 떠나갔다.
 
 
  -정호승 시 '고요한 밤 거룩한 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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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을 몇일 남겨두고,,, 내게 있어 1년간 '익숙해진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골라 속아내어 버린다. 사람이던, 물건이던,,,, 그 고유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리고, 결점이 하나씩 보이고,,, 그 후에는 마모 되듯 모든게 익숙해지며,,,,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익숙해짐이 싫다. 삶에 있어 때로는 '모든것'이 비슷해 보이고, 같은 날들의 반복으로 느껴지지만,,, 그 하루하루는 나에게 되돌릴수 없는 소중한 날들,,, '중독' 되듯이 무디어가는 일상과 마음에 스스로 악센트와 새로운 의미를 부여 한다. 달력을 펼쳐 일년의 스케줄을 세우고 다달이 기록되어야 하는 크고 작은 기념일들,,, 그리고 무수한 예정 되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역사와 약속들,,,,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작아지고, 비워져 가는 나를 본다. 내가 갖고저 하고 배우고 쌓아온 모든 재산이나 명예가 아이들이 자라며 '성장'하는 만큼 나누고 쪼개어져 아이들에게 삶의 거름으로 휼륭한 인격으로 사랑하며, 상처받지 않고 자라기를 기원 한다. 세상은 어떤 사람을 '만남'에 따라 아름답고, 밝을수도 있고, 어둡고 상처 받을 수도 있기에 '좋은 사람들'을 친구로서 만나기를,,,,,  세상은 서로가 주고 받으며 사는것, 먼 여행을 떠날때는 최소한의 짐으로 배낭을 꾸리듯,,, 가끔은 내 욕심을 내려놓고 상대를 바라볼 수 있기를,,,, 아아, 새해에는 조금 더 겸손한 사람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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