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이, 병든이, 고아, 노인, 초라한 여행자,,,
07;30 분
길게 줄 이은 지하보도에
날선 바람은 '부르르' 목줄기 후벼댄다
차가운 우유 하나에 삼립빵 하나,
쪼그려 씹어 삼키니
목이 메어
가슴 아프다
긴급처방 소주한잔,
누군가 술은 왜 마시냐고 물었지만
챙피해 그저 잔만 비웠었지.
맑고 깨끗한 현실의
증류수, 1100원의 소주.
메마른 속
종이컵 가득 붓는다
깊은 절망감, 동정은 나를 시들게 하고
사랑은 나를 살리나니
난, 살고 싶다.
무료급식소, 하루 한끼만,
저울로 달아 나누는 쌀 144g의 동정.
65세 미만은 젊어서 굶어야 한다니,
33세의 난,,,, 허나
열흘을 굶으니 보이는게 없다.
어김없이 1시에 샷다를 내려 버리는 동정.
남겨진 자들은 힘없이 미소짓고
오늘,
난 죽고 싶다.
어쩌다 배부르고 운좋게 등 따스해지면
"이젠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서 자나~"
노숙자의 노래 흥얼대며
짙어진 어둠만큼 하루의 절망은 깊어
굳어진 몸, 얼어버린 마음을
다독여 일어서야 하니
사람의 동정으로 나는 시들고
사람의 사랑으로 나는 소생 하노니
기억 나는가?!
예수도 노숙자 셨다.
-홍수염 시 '예수도 노숙자 셨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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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구제는 나라님도 못 한다" 라는 말,,,, 사실로 느끼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한알의 겨자씨가 되어, 밀알이 되어 주위에 사랑과 인간의 선함을 몸소 삼으로써 세상을 '살만하게' 한다. 세상엔 참, 많은 종류의 여러가지 생각으로 사람들은 세상을 살고,,, 나름대로의 모습을 살아 냄으로서 '존재가치'를 드러낸다. 길지않은 인생의 길에서 온전한 바른생각으로, 나 자신을 비우고 남에게 자신을 집중할 시간은 얼마나 될까? 아침, 저녘으로 오가는 서울역의 거리에서, 지하도에서,,, 세상의 많은 삶터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한 다른 나를 많이 본다. 열심히 산다고 했는데,,, 여전히 부족하고, 욕심많고, 버리지 못한다. 나의 채우고 비움이 다른 이 에게 물처럼 자연스럽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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