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 골목에 비 내린다
노란 우산을 쓰고
잠시 쉬었다 가라고 옷자락을 붙드는
늙은 창녀의 등뒤에도 비가 내린다
행려병자를 위한 요셉병원 앞에는
끝끝내 인생을 술에 바친 사내들이 모여
또 술을 마시고
비 온 뒤 기어나온 달팽이들처럼
언제 밟혀 죽을지도 모르고 이리저리 기어다닌다
영등포여
이제 더이상 술을 마시고
병든 쓰레기통은 뒤지지 말아야 한다
검은 쓰레기봉지 속으로 기어들어가
홀로 웅크리고 울지 말아야 한다
오늘밤에는
저 백열등 불빛이 다정한 식당 한구석에서
나와 함께 가정식 백반을 들지 않겠느냐
혼자 있을수록 혼자 되는 것보다는
혼자 있을수록 함께 되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
마음에 꽂힌 칼 한자루보다
마음에 꽂힌 꽃 한송이가 더 아파서
잠이 오지 않는다
도대체 예수는 어디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는가
영등포에는 왜 기차만 떠났다가
다시 돌아 오는가
-정호승시 '영등포가 있는 골목'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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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큰아들이 입대를 한다. 아침에 논산으로 떠나는 친구에게, 아들에게 눈물 보이지말고 마음 편하게 보내라 격려의 말을 건네고 마음은 짜~안 하다. 20여년전에 내 모습이 기억나고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던 지인들의 눈가의 이슬을, 그때 나역시 처음 보았기에,, 20여년을 부모의 곁에서 자라 처음으로 멀리 떠나 보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 같기만한 아들이 안쓰럽고, 홀로 떠나 처음으로 집단 속에서 단체생활을 하며 자신의 '참 모습'을 대면해야 하는 자식의 마음은 다분히 떨리는 두려움,, 하지만, 군대도 사람이 모여 이룬 집단, 굳건한 정신과 육체로 훈련을 잘이겨내리라 믿는다.
-한달여 전부터 자식 떠나 보낼 생각에 눈물을 찔금이는, 울보 친구의 소식을 전해 들으며 자식 앞에서 눈물 보이지 말라는 소리만 되뇌이는 나는 무능한 친구,, 블로그상의 초설님도 아들이 군대 입영날이 오늘이 아닌지?,, 초설님도 눈물께나 쏳겠구나 생각하니 코끝이 시큰하다. 영국 민요중 '데니보이'라는 노래가 있다. 군에 나간 아들을 그리며 엄마가 너를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으니 무사히 돌아오라는 내용의,,, 친구의 아들, 초설님의 아드님,, 모두 건강히 훈련 잘받고 건강 하기를 세상의 모든 부모의 마음으로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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