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깍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기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정호승시 '결혼에 대하여'전문
-----------------------------------------------------------------------------------------
-어제는 행사의 기안에서 부터 사소한 진행까지, 그동안 다소 무리한 탓인지 어깨가 무겁고 통증이 계속 내려와 파스를 큼직한 것으로 이틀째 붙여도 효과가 없다. 상가는 대체로 붐비는 편,, 1층과 비교해보아 손님이 더 많고 위층의 상인들로 부터 행사를 같이 했어야 했다는 소리도 나온다. 3만원에 한장씩주는 응모권도 5일간 8000 여장이 나갔다. 회장과 논의를 하여 응모권을 제출시 주는 일제샤프를 2500 자루 더 구입해 왔다.
-재래시장이 할인점과 백화점에 밀려 어렵다. 처음 재래시장 수입상가에 뛰어들던 8년전과 비교해 보면 이제는 가격적인 경쟁력이 없이는 어려운 시장상황,, 상인들도 이런상황을 이해하고 나름대로 방향을 찾는 운영회의 이끔에 협조적으로 다가온다. 적자가 쌓였던 어려웠던 상황이지만 매일거듭되는 독려 방송에 기증상품도 처지대로 하나둘 내 놓아 100 여점,, 그래도 희망은 있다.
-만권클럽,, 책을 많이 소장하고 즐겨보는 사람들의 클럽, 이런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다룬 책도 번역되어 나왔다. 젊은 날, 책값이 없어서 친구들의 원서를 복사해 보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는, 돈을 아껴서 책을 사면 그책은 최소한 5~6회를 읽던 시절이 있었다. 비싼책을 사지못해 종이질이 떨어지는 싼책을 사 조금 세월이 지나면 책이 누렇게 변하고, 책의 속장이 떼어져나가 속상해 하고는 했지,,그래도 아르바이트에 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길가의 리어카에 책을 진열해 놓고 팔던 단골아저씨에게 사모으던 그 책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광수, 박계주, 까뮈, 세익스피어,니체, 보들레르,,,, 이들을 처음에 이렇게 만나곤 했다.
-몇번의 자취생활과 이사, 결혼으로 그때마다 짐을 쌓던 내 책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흩어져 갔다. 주위의 연령대에 맞는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책이 낡아 누렇게 변한 책들은 폐지장사에게 주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바쁘다는 핑계로 서점대신에 인터넷 매장에서 책을 구입하고는 하지만, 서점 책이 가득 진열된 그곳은 여전히 나에게 어떤 설렘을 주는 그리운 장소이다. 아침에 일어나 서재에서 시집을 꺼내 시를 한편 올리며 서재의 책들을 흩어본다. 한때는 열중해 보던 니코르 카잔스키의 전집, 시오노 나나미의 책들,, 그외 크고 작은 잡서들,, 나는 여전히 한달에 몇권의 책을 사고 읽고, 쌓아 놓겠지만 욕심은 없다! 이제는 읽고 자식들에게 권하고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눈다. 만권클럽에 못들면 어떠랴 내 머리속에는 이미 만권의 책이 쌓였고, 계속해 쌓이리니 눈으로 보이는 물질은 아낌없이 나눠야 하리라 비우고 비워서 다 비우고 홀연히, 가볍게 떠날수 있도록 책도, 마음도 나누며, 비우며 살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