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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 속 묵은 김치를 죽죽 찢어 빨아 본다
여물어 터질 것 같은 여름이 섯는 포도원의 알을 깨물어 본다
봉숭아 물들인 손톱
그 안에 갇혀 있는 달 한 조각을
새벽 다섯 시 아직 깨지 않은 하늘을
야윈 그림자 비친 우물 물 한모금을
들이켜 본다
어떤 암흑 속에서도
결코 신으로부터 구원받지 않겠어,
그걸 유일한 자부심으로 삼는 시인들이
우주 밥상에 그득하다
- 김 안녕 시 ‘시의 맛’ 모두
* (사랑의 근력) 김안녕 시집, 걷는사람 시인선49
- 푸른 피 였던 젊은 시절에는 쉽게 ‘동감’을 외치지 못한것 같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겪어보고 서적으로 찾아보고 확인하지 않으면 쉽게 긍정하지 못했다. 이순(耳順)을 몇해 넘기다 보니 벽이 사라지는 것인지 쉽게 스스로 납득하고, 그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이 되여지니 마음에서 생활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듯 싶다.
평소에 “ 시는 생활이다.” 라고 말해오고 생활 했지만, 새삼 ’시의 맛‘이란걸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살아온 만큼의 세월의 연차에, 난 지옥에 갈거야 하고 믿기에 ‘구원’을 믿지 않지만,, 최후의 ‘그 날‘까지 삶에서 잘 버티는 것이 시의 맛, 생활의 맛 이겠지. 새로운 시집을 읽는 것은 상쾌하다. 생활의 맛에 새로운 소스를 더하는 상큼함 이랄까! 시대가 책을 읽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절이다.
화.이. 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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