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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거리

사람에 대한 이해 - 정(情)




*

강사가 말한다

오른발을 브레이크 위에
올려놓고 뒤꿈치를 떼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자주 그렇게 했다

그럼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순간에
액셀을 밟게 됩니다
나는 몇 번이나 그렇게 했다

멈춰야 할 때 멈출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지만 나는 검은 줄, 흰 줄
앞에서
슬플 줄, 기쁜 즐
가장 중요한 것을 지나친 줄
도 모르고 지나갔다


*

옆 차선을 침범하지 않으려면
먼 곳을 봐야 합니다
나는 가까운 곳도 잘 보이지 않았다

차가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좌측,
좌측,
좌측!

나는 좌회전을 했다

직업적 특수성이 발현된 것이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전개를 추구하는


*

신호에 걸렸다
다음 신호가 들어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제자리......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이
가장 어려우니까

뒤차가 경적을 울린다

여기서 뭐 하냐고,
무슨 일이라도 있냐고,

선택은 어렵지만 당장 해야 할 때가 있다

멈출 것인가
움직일 것인가

나는 정지된 운전을 했다


- 임 지은 시 ‘도로 주행’모두
[무구함과 소보로], 문학과지성사, 2019.




고, 최민식 사진작가



출생 1928. 3. 6. 황해도 연백, 물고기자리, 용띠
사망 2013. 2. 12.
가족 슬하 3남 1녀

학력사항 도쿄미술학교

수상내역
2009
부산문화대상
2008
국민포장
2005
동강사진상
2000
옥관문화훈장
1996
백조사진문화상
1995
대한사진문화상
1987
예술문화대상 본상
1985
현대사진문화상
1980
도선사진문화상
1974
한국사진문화상
1973
미국사진협회상 우수상
1967
부산시문화상
펴고 닫기
경력사항
인제대학교 강사
부산대학교 강사
한국사진가협회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미국사진협회 회원
미국사진가협회 회원


- 최 민식,, 사진을 접하다 보면 의례 통과의식 처험 접하게 되는 사진 작가이다. 지금은 메모리카드 하나로 수백, 수 천장의 사진을 찍지만,, 처음 사진을 배우던 때에는 필름이 있었고, 흑백과 컬러필름의 가격차이도 재법 되어서 그때는 그럴듯한 ‘사진기’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아이들 사이에서 어깨를 ’으쓱~‘ 거리던 정겨운 시절 이였다.

최민식은 비린내가 코를 찌르고 투박한 사투리가 낭무하는 그곳 자갈치 시장에서 사진을 찍던 ’자갈치 아저씨‘ 였다. 못 입고, 못 먹고 배우지 배우디 못 했지만 생선을 파는 그들의 모습에서 ’삶의 활력‘이 펄떡인다며 50년을 한결 같이 사람을 쫒아 셔터를 눌러왔다. 작업 과정에서 많른 방해와 핍박이 있었고, 딸 조차도 “예술과 몀예를 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하는게 아니냐”며 따지고 들었다.




- 가난을 뼈저리게 경험한 그에게 가난한 사람들 그들의 얼굴은 타인이 아닌 바로 내 자신의 얼굴이었다. 그는 “자신의 운명과 대결하며 씨름하고 있는 슬프고 고독한 사람의 모습을 전하고 싶었다” 라고 말한다.




“ 나는 사람을 사랑했고 그래서 사람을 찍었다. ”


부산 지하철역 1호선 토성역에서 마을버스 사하 1-1, 서구 2번을 타고 10분 정도 가면 아미 문화학습관이 있는 아미골 공영주차장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들린다. 마을버스 안에선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주민들이 서로 정겹게 인사한다.

버스에서 내려 한적한 주택가가 있는 내리막길로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 벽면에는 여러 장의 사진들이 빼곡이 붙어 있다. 그것이 아미 문화학습관의 표지판인 셈이다.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안고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툭 트인 아미동의 전망이 펼쳐진다. 아미동은 1·4 후퇴 당시 많은 피난민이 부산으로 내려 온 후 집을 지을 곳이 없자 산비탈에 집을 지어 만들어진 동네다. 골목마다 전쟁의 아픔이 담겨있는 곳이다.




아미동의 정겨운 골목을 뒤로하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아기자기한 건물 하나가 나오는데 그곳이 아미 문화학습관이다. 지하 1층은 작은도서관, 주민 프로그램실, 1층은 주민체험 공간인 아트스페이스, 3층은 간단한 음료와 커피를 파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2층은 부산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고 최민식 선생의 갤러리로 꾸며져 있다.


* 마음이 헛헛하고 메마를 때 마침 부산에 갈 일이 있다면 ‘최민식 겔러리’를 시간내어 찾아보면 어떨까? 이곳에서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찾거나 갑자기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그것 만으로도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