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로운 거리

둘러보면, 천지가 ‘꽃’ 이야~

세상이 ‘꽃’ 천지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이런 풀들에게 물을 주며
잘 잤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거기다 물을 주니?
꽃이야,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그건 잡초야, 라고 말하려던 내 입이 다물어졌다.
내 말은 때가 묻어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데
꽃이야, 하는 그 애의 말 한마디가
꽃잎의 풋풋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 정 희성시 ‘민지의 꽃’모두
*시집 《시(詩)를 찾아서》(2001) 수록



* ‘아기’를 보면 마음이 정화되고 언제나 미소짓게 된다. 아주 사소한 어름에도 환하게 웃고, 울고 깜박 놀라며 반응하는 ‘천진난만’함에 아이들 앞에선 저절로 세상의 방패 였던 껍질들이 떨어져 나간다. 코로나 세상을 살다보니 하나 편한게,, 휴일이나 연휴일 때에는 수염을 깍거나 샤워를 하지 않아도 마스크에 모자하나 눌러 쓰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신분 확인도 QR코드에 체온측정 하나면 OK! 이다. 코로나 초기에 편의점에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 편의점 강도로 착각 해 신고 했다던 이야기는 그야말로 웃기는 전설이 되었다.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는 세상의 좋은 말과 관심은 세상사람 들에게 쏳아 놓고, 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 에게는 언제나 ‘시간이 없다’라는 말 하나로 표정없는 언어와 무관심에 익숙해 했었다는 거다. 몸이 아프면서 잃은 것도 많지만,, 가장 큰 깨어짐은 가족과 이웃에 대한 존재와 사랑이었다. 한 어른의 “진실로 너희에게 말 하노니, 너희가 회심하지 아니하고, 또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는 말씀이 불현듯 떠올랐다.

‘천국이 존재 할까?!’ 어린시절 부터 해오던 원초적인 의문 이였지만,, 천국의 존재는 느끼지 못했어도 ‘지옥’의 존재는 느끼며 산다. 하지만, 세월을 더하면서,, 사람들을 ‘현실’속에 보면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느끼며 산다. 모두들,, 사랑한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