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
난 아침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살아 있다,
공복의 담배를 깊숙이 들이 마시면서
살아 있다,
난 진한 커피를 마시면서
오늘이란 시간이
내게 할애해 줄 좋은 일을 생각한다
그래, 살아 있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산책을 나간다,
긴 장마 사이 얼핏 비치는
한 평 반 푸름을 위안 삼고
아파트 옆 개천 위로
둥둥 떠 밀려가는 저 찌꺼기들까지
아름답게 느끼려 한다
창을 열고
젖은 이불을 널어 말리는 사람들
모두 용케 살아 있다,
유리창을 딱고 전구를 갈아 끼우면서
이런 식으로
살아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이
매일 조금씩 불투명해지는
창(窓)일지라도
매일 화분에 물을 주는 사람들
살아 있다는 것이
즐거운 건지 쓸쓸한 건지
한때의 반짝임인지
어느 순간 맥없이 부서지는
오르간인지
잘 모른다, 알고 보면 가혹한 시간,
그러나
이 가혹함을 견디면서
살아 있다, 난
-이윤택 시 '살아 있다, 난'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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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밀려오는 파도 속에 무엇을 보았을까?!....
-새벽에 일어나 채 어둠이 가시기 전에 버스에 올랐다. 낯설은 풍경을 뒤로 하고 아직은 새벽의 찬기운에 몸이 움추리게 하는데 버스도, 나도 기사도 채 따스해지지 않은 차속에서 얼어붙은 듯 차다. 하나, 둘,,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면서 냉기가 가시고 다소의 온기가 도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춥게 느껴진다. 병원에 가서 이것저것 검사를 하면서,, "건강해 져야지,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지, 내 몸을 스스로 아껴야지"하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 중얼거려 본다. 작은 누이는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아버님을 닮았다는데,, 나는 그 말이 듣기 싫다. 아버지와 같이 '무골호인'으로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나는 어느덧 거울을 보듯 아버지와 외모 뿐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 다른 듯 비슷하게 닮아 있다. 2월의 末, 임실의 아버님 묘소에는 아직도 봄이 멀리 있는 듯,,, 3월이 되면 작년에 그러했듯이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매화꽃이 만개하여 적적함을 달래 주겠지...
-치어스!!! 일로 만나서 일로 헤어지는 사람들,,, 그들과의 짦은 만남과 인연도 아름다운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술꾼 처럼 12시도 넘지 않은 시간에,, 일을 마친 그들과 잔을 부딪치며,, '삶의 건승'을 기원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내 스스로 개척하지 않는 한 '삶의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든다.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는게,, 점 점 더 힘들어 지겠지. 여자들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게' 생각하는 듯 싶은데,, 현실에서 외국에서와 같이 '다양하게' 일로 부딪치기에는 장벽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몸조차 성하지 않다면,, 시장의 상인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끌수록 손해를 감수 하면서 그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함이 이제와서 다른 일을 시작하기엔 너무나 그 일의 '타성'에 젖어있기 때문이라는 아픈 자각이였다. "산다는 것은 아프고 찬바람 부는 현실이다." 결국에는 내 스스로가 문제를 풀어가야 하며, 나 만이 해답을 낼수 있는 것이 인생이니,,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비가 내릴 줄 알고 우산을 가지고 나왔는데,, 세차게 부는 바람속에 진눈깨비가 비처럼 훗 뿌린다. 아직은 이른 시간인데,, 어두워지는 하늘속에 진눈깨비가 뿌옇게 바람과 함께 몰아친다. 뒤늦게 한 아주머니가 버스의 뒤쪽에서 잠이 깨어 "서울로 가야하는데 왜 돌아가느냐?" 하여 버스엔 간만에 승객들의 웃음꽃이 피었는데,, "달게 잤으니,, "하며 버스를 내려 바꿔 타시는 아주머니의 달관한 미소가 훈훈하다. 인생의 길에서 "허허" 웃으며 되돌아갈 수 있는 넉넉함이 부럽다. 때로 많이 비웠다고, 새로움으로 채웠다고 생각을 하나,,, 여전히 나는 고지식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고집 센 불쌍한 중생이라는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무엇이 그리도 어렵고, 내가 무엇이 그리도 내세울 것이 있다고,,, "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내 스스로를 매일 죽이고, 다시 또 환생 하면서, 나는 이 번뇌 앞에서 웃고 만 있다, 바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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