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에 꽃잎이 지고 있다
꽃잎이 지고 있다
지는 꽃잎은 지려므나
누가 그 안에서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슴속으로 불나방이 뛰어들고 있다
불이 그리운 불나방아
내 가슴속에 아직도 촛불이 타고 있다고
그러느냐, 그러느냐
가슴속에 지붕이 흔들리고 있다
지붕이 흔들리고 있다
누가 그 천정 위에서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아직도 자고 있는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언제나
그렇게도 많은 나를 데리고
선인장이 양쪽으로 빽빽하게 심겨진
가시통로의 좁은 길을
우왕좌왕 찔리면서 걸어 간다는 것이었다
다만 피를 보고 싶지는 않다는
심정뿐이었다, 뿐이었다
피를 보고 싶지는 않아서
와글와글, 바글바글, 드르렁 드르렁
엉엉, 흑흑.......
이런 시끄러운 나를 데리고
'짜집기 전문' 이런 간판이 붙은
옷수선소 앞을 지나가면
꼭 나를 닮은 엉성한 얼굴의 여자 하나가
들들들 들들들.....
손재봉틀을 열심히 돌리며
얼굴을 숙이고 부지런히, 이런 어수선한
넝마 누더기를 꿰어 맞추는 모습도 보인다.
-김승희 시 '떠도는 환유.3 - 이웃집 여자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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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비워버린,, 마음 속에도 그 무엇이 있는지,, 새벽에 깨고 다시 깨어나,, 잠을 이루지 못한다. 따스하게 올라오는 전기장판의 온기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마음은 한없이 게으름으로 빠지고 싶은데,, 꼼지락 꼼지락 뒤척이다 일어나 칫솔을 챙겨들고 갈아 입을 옷을 챙겨 이를 딱고 몸을 씻어낸다. 다소의 차거운 새벽한기에 몸은 '부르르,,' 진저리를 치는데,, 마음은 서늘하게 깨어나고 있다. 모두가 잠들은 새벽에 깨어나 온수에 찬물을 섞어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시원하게 찬물로 발도 씻어 내고, 다소 느긋하게 게을러진 마음의 때도 딱아낸다. 문득 바라본 거울에는 다소 피곤한 눈에 수염이 꺼칠한 낯설은 모습의 남자가 서 있다. 낯설고 낯설다.... 작정을 하고 면도를 하지 않은지 이틀,, 수염이 꺼칠하게 자란 턱을 매만져 본다. 얼마나 수염을 기를 수 있을까,,?! 산도적 처럼 수염이 수북하게 자란 내 모습을 상상해 보며,, 웃어 본다.
-6일째,,, 한없이 게을러 지자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 보지만,, 병적으로 쫏기듯이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마음을 버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변해버린 환경을 몸은 정직하게 반응 하는 것일까?? 조금, 몸에 무리가 왔지만,, 다소의 곡절 끝에 정리가 됐다. 나에겐 결백증이 있는 것일까?!,, 몸에 남아있는 불쾌감을 말끔히 씻어내기 위해 탕속에 들어가고 샤워기로 몸을 씻어 내고도, 또 씻어 낸다. 건조한 겨울과 봄 사이에 주위는 건조함으로 바삭 거리는데,, 건조한 내 몸에 물을 훔뻑 적시는데,,, 내 몸도, 마음도 물기는 남지않고 버석거리며 말라 있다는 생각을 한다. 수건으로 물기를 딱아내며 시원하게 냉장된 음료수를 두개씩이나 마시고,, 생수를 다시 한병을 비워도,, 갈증은 풀리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고 퇴근 시간대의 혼잡함에,, 사람들이 넘침으로 몸이 끼이는 지하철에서,, 변해버린 오래전 옛도시의 식당에서 한상에 4500원 하는 가정식백반을 사 먹으면서,, 버스를 타고 낯설은 눈이 녹지않은 쌀쌀하게 바람부는 거리를 달리면서, 문득 짙어진 어둠이 고맙고, 따스히 내 한몸을 뉘일 수 있는 공간이 고마워,,그저,,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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