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탔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
코트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
저 눈발은
내가 모르는 거리를 저벅거리며
여태껏 내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내들과
건물들 사이를 헤맬 것이다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 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랄것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
이런 귀가길은 어떤 소설엔가 읽은적이 있다
구두 밑창으로
여러번 불러낸 추억들이 밟히고
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트럭이 정거해 있다
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
하루종일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쏳아진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나는 불행하다.
-기형도 시 '진눈깨비'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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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맞이 하여 피하려 하여도 술자리가 몇개는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콘서트에 초청장을 받아 두고도 상가의 근무자들 과의 선약이 있어 나는 가지 못하고 마눌님과 학교의 선생님과 같이 가라 하니 두말 없이 가 버렸다. 2006년을 보내면서 마눌님과 내 일이 달라서 서로가 느끼는 감정이 다르겠지만 서로의 입장에서 때로는 생각해 줌이 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인데,,, 본인이 더 희생하며 산다고 느끼는 것일까???,,, 때로는 참을 수가 없는 경우가 가끔 있다. 부부의 모습에서 어느 한 사람의 인내가 필요한 요즘 이지만,,, 장인의 경우는 말씀을 안하시지만, 장모의 경우 자신의 딸의 성격을 잘 알면서도 내가 져 줬으면 하는 늬앙스로 이야기 할때,,, 때로 참을 수 없는 감정을 더욱 '꾸욱' 누른다. 이것이 바른 길인지 때론 알수가 없다.
-상가의 근무자들과 상가의 여러 지주들과 어울려 생선회에 매운탕에 곁들여 술을 한잔하니,,, 피곤하다. 나름대로 추스리며 일을 한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가 많은듯,,, 몇잔의 술에 몸이 취해 온다. 시원한 냉수를 한잔 마시고 비가 온다기에 우산을 들고 나가니,,, 비는 거의 그치고 자잔하게 물방울 떨어 진다. 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따스한 날씨에 왜 춥게 느껴지는 것일까?,,스치는 바람에 옷깃을 세우면서도 잠바의 쟈끄는 올리지 않고 차가운 바람을 가슴으로 맞는다. 시원하다. 가슴이 서늘하게,,, 버스에 오르니 따스한 히타에 취기가 오른다. 기사의 뒷자석에 앉아서 눈을 감았다 뜨니 7단지,,, 급히 내리니 방송이 잘못되어 한정거장 앞이다. 욕이 튀어 나오다 허허 싱겁게 웃는다. 그래 술 깨게 한정거장 더 걷자. 내린 비로 촉촉히 젖은 길을 걸으며 속삭인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래도 진눈깨비는 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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