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이는 흰 바위섬,
가마우찌떼가 겨울을 나는 섬이라 한다
가까이 가보니 새들의 분뇨로 뒤덮여 있다
수많은 바위섬을 두고
그 바위에만 날아와 앉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마우찌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 사는 것은
서로 사랑해서가 아니다
포식자들의 눈과 발톱을 피하기 위해
서로를 밀어내면서도 떼를 지어 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운명이 바위를 희게 만들었다
절벽 위에서 서로를 견디며
분뇨 위에서 뒹굴고 싸우고 구애하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지상의 집들 또한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지 않은가
가파른 절벽 위에 뒤엉킨 채
말라붙은 기억, 화석처럼 찍힌 발톱자국,
일렁이는 파도에도 씻기지 않는
그 상처를 덮으려 다시 돌아올 가마우찌떼
그들을 돌아오게 하는 힘은
파도 위의 북극성처럼 빛나는 저 분뇨자국이다.
- 나희덕 시 '북극성처럼 빛나는' 모두
- 마눌님과 큰딸이 터키로 여행을 떠났다. 열흘정도 나에게 '자유'가 주어졌는데,, '특목고'에 입학한 작은딸이 수업이 있어 그 뒷바라지(?)를 해야하니,, 반쪽짜리 자유 이렸다. 공부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작은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 한 후에 터키 여행도 마다하고 남아서 공부를 하기로 한것은 '기특한 일'이다. 하루에 최소한 두끼는 내가 차려 주어야 하는데,, '먹는데' 예민한 둘째아이는 끼니때마다 '정성'을 보이면 별다른 투정을 보이지 않는다. 금, 토, 일. 3일을 보낸 결과 적절하게 사놓은 반찬과 끓여 놓은 국에 매식을 곁들이니,, 그럭저럭 끼니를 잘 넘기고 있다. 하기야 혼자 있었다면 나도 하루 한끼나 두끼만 먹었을 것이다.
나이를 먹은것인지,, 사전이 없으면 일을 하기가 함들어 진다. 기억력이 가물가물 하여 잘 알던 '단어'도 그 뜻이 생각이 안난다. 15년 전 인가 '샤프전자사전'을 사놓고 제법 잘 썼는데,, 큰 아이가 빌려가더니 작은 아이가 가져가, 그간 나는 이것저것 손에 닿는 사전을 찾아서 썼다. 며칠전에 전자사전을 검색하다가 'D3'로 결정을 했는데 구입을 하러 갔다가 행사와 프리미엄을 더하여 조금 더 무리하여 'T9-HD'로 구입을 했다. 인천지점은 카드로 사면 부가세가 10% 별도로 붙는데, 용산점에 가니 부가세가 없다! 눈 딱 감고 일시불로 질렀다. 새해부터 용돈을 아껴 써야하게 일을 저질른다. 하지만 사놓고 며칠을 사용해보니,, 돈이 아깝지 않게 내용이 충실하며 기능도 뛰어나다. 올해는 '중국어공부'를 하려 하는데,, 사전도 확보 했으니 절반의 시작이다.
가끔,, 사는게 쓸쓸하다. 재발한 병의 증세로 '스테로이드제'의 용량을 늘렸더니 얼굴이 다시 '문페이스'다. 몸도 조금 더 힘들어 졌는데,, 신경을 쓰지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는길은 죽어서야 가능 하리라. 12월 부터 하루에 최소 1시간씩 꾸준히 운동을 병행하며 식사조절을 하는데 이또한 '내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살면서 구차 해지고 싶지는 않는데,, 항상 '건강'이 '브레이크'를 잡는다. 좋게 생각하면 내 '지병'으로 조금 더 '조심'하는 인생을 사는 셈인데, 이 또한 내 운명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하지만 가끔 공직에서 잘 나가는 동창 들이나 건강 걱정없이 힘차게 일하는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면 부러운 마음이다.
만족하며 살자. 내 능력의 한계를 알자. 이제부터는 소유하려 하기보다는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욕심을 줄여야 자유롭다. 길을 떠날 때 마다 욕심을 버리고 오는데,, 마음에는 어느덧 속절없이 먼지처럼 새로운 욕심이 그득히 쌓여있다. 오늘의 '이자리'가 무엇보다 소중하니,, 여지껏 그러 했듯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자. 그리고 때가 되면,, 후회없이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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