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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얼굴, 얼굴,, 얼굴들....








맑고 쌀쌀한 초봄 흙담벼락에 붙어 햇볕 쬐는데
멀리 동구 바깥으로 수송기 지나가는 소리 들릴 때

한여름 뒤란 감나무 밑 평상에서 낮잠 자고 깨어나
눈부신 햇살 아래 여기가 어딘지 모르게 집은 비어 있고
어디선가 다듬이질 소리 건너올 때

아무도 듣지 않는 라디오에서 일기예보가 들릴 때

오래된 관공서 건물이 古宮으로 드리운 늦가을의 짙은 그림자
그리고 사람들이 땅만 보면서 바삐 지나가는 것을
재판 받으러 가는 호송버스에서 힐껏 보았을 때

빽밀러에 國道 포플라 가로수의 먼 소실점이 들어와 있을 때

목탄화 같은 겨울숲이 저만치 눈보라 속에서 사라질 때

오랜만에 올라온 서울, 빈말로라도 집에 가서 자자는 놈도 없고
불 꺼버린 여관 앞을 혼자 서성거릴 때

흰 여구차가 따뜻한 봄 산으로 들어갈 때

그때, 이 세상은 문득 이 세상이 아닌 듯,
고요하고 무한하다



  - 황 지우 시 '이 세상의 고요' 모두



 






- 길을 가다가,, 산길에서 혹은 시장통에서,, 비스듬히 사람들의 '얼굴'을 무심하듯 유심하게 들여다 본다. 얼굴은 가만히.. 말하지 않아도 많은것을 이야기 해 준다. 올해의 사진의 주제는 '사람의 얼굴'이다. 인물사진을 일부러 피해왔다. 내 삶의 깊이가 사람들의 인생이나 표정을 담아 내기엔 버거웠던 것인데,, 이제는 미루기에는 시간이 별로 없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자신이 세상을 사는 만큼의 깊이와 수준에 비례하여 '자신만의 얼굴'을 만든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사람들은 여러가지의 표정을 갖는다. 그 표정이 굳어질수록 다양한 '얼굴'을 갖게 되는데,, 그것이 하나의 '가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아,, 어디에서든지 친숙한, 친근한 내 표정은 무엇일까?!.... 친숙하고 편안한 미소를 띈 내 얼굴이 정겹다. 산다는 것이 이처럼 눈물나게 정겹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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