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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그대가 떠나간 날, 꽃비가 내립니다.

 

   




왼쪽에 내가
오른쪽엔 네가 나란히 걸으며
비바람 내리치는 길을
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
그 길 끝에서
내 왼쪽 어깨보다 덜 젖은 네 어깨를 보며
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면
길이 좀 멀었어도 좋았을 걸 하면서
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 걸 하면서
젖지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
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우산이 좁아서


- 복효근 시 '우산이 좁아서' 모두



 

* 제대로 봄꽃을 보지 못해 어제는 밤길을 나서서 동네를 크게 한바퀴 돌았다. 어느새 꽃잎이 바람에 휘날려 꽃비로 내리고 있었다. 잠깐사이,  어둠이 짇어져 가로등이 환한 곳만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지만 꽃나무를 따라 걷다보니 바람따라 흩어져 떨어져 내리는 꽃잎은 아쉬움 이다. 어두움이 짙게 내려는 밤길에 머리위로 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늧은 봄날을 아쉬위 한다.

새벽부터 흐렸던 하늘은 한,두 방울씩 빗방울을 떨구더니 조금씩 우산을 써야 할 만큼씩 내리기 시작한다. 지하철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 에도 아랑곳 없이 등산배낭에, 꽃나들이에 나선 듯한 사람들이 가득한데,,, 그들의 소란함이 거슬려 이어폰 음량을 조금 더 높이고 눈을 감는다. 기분좋은 피곤함에 잠시 몸을 맞겨 본다. 지하철을 내려 핫베이글을 하나사서 포장하여 매장에 들어가 포트에 물을 끓인다. 머그컵 가득히 진하게 커피를 타서 간단히 식사를 한다. 토요일 아침이 시작 되었다. 오늘은 꽃비가 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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