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화 그늘 아래서 아니면, 인적이 끊긴 광화문쯤의
오피스 환기구였는지도 몰라
그대와 나라고, 하면 금방 아닌 것 같은 그대들
술잔에 붉은 입술을 찍어
어린애 손바닥만한 꽃의 육질을 열어
좋은 안주로 삼았었지
그대는‘깜찍이 소다‘를 마시고
짐짓 취한 척
성냥을 건네주던 그대의 손을 혹은, 라이터
스치며 지는 꽃잎처럼, 흐르던 穀雨곡우
淸明청명도 지나고 雨水우수는 이미 오래전 일
그날 잊지 않으려
마음속으로만 무수히 되뇌던 시를
취한 듯, 꿈인 듯, 끝내 적어두지 못해
다시는 꽃이 진 나무 아래를 찾지 못하는 冬至동지
小雪소설과 大雪대설 동안은 놀고
가장 긴 밤에 나는 하염없이
잠든 나무의 이름을 찾아 헤매었지 잠든 나무?
(우리는 누구나 서로의 슬픈 미래를 본 적이 있다)
어떤 향기로 그대의 머리를 감겨주었던가?
바람이 꽃잎을 날리던 立夏입하와 小滿소만 사이
白露백로와 霜降상강의 햇빛도
소용없이 빈 마당에 떨어지는 가좌아파트 베란다
꽃들은 세상을 버리고
봄을 잊은 나무는 괴롭게
저절로 깊은 세상을 열어두겠지
[너무 아름다운 병],문학과지성사, 2001.
- 함성호 시 '꽃들은 세상을 버리고' 모두
- 제한된 시간속의 여유.... 여유를 즐기며, 나름대로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산다고 자위하곤 했는데,,, 2월을 말을 맞으며 느끼는 미묘함은 초조함 이다. 50도 안된 나이에 느끼는 초조함은 무엇일까?.... 나도 모르게 쫓기듯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속도를 내고있다. 조금 더 내 자신을 멀직히 떨어져서 바라보아야 한다. 아닌듯 하지만 아직도 나는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한듯 느껴진다. 몸이 아프다는,, 일에 바쁘다는,, 숱하고 뻔한 핑계로 쉽고 편안한 길로만 내달리고 있는것은 아닌지? 다시금 되 물어본다. 서재의 책상 왼쪽에 읽지않은 책들을 쌓아놓고 있다. 그 키가 점점 더 높이 올라가고 있다. 읽지 못하고 있는 책들이 쌓인 것처럼, 내 인생의 과제들도 쌓이는 답답한 느낌,,, 3월 부터는 좀 더 내 자신에게 화이팅! 을 외치고 싶다. 조금 더,,,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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