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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짧은 여행중에...


짧은 여행중에,,, - 스쳐가는 단상들..... 여행
조회(152)
이미지..,love. | 2008/11/13 (목)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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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내 귓속으로 돌아와
둥지를 트는 새 한마리가 있다
귀를 빌려준 적이 없는데
제 것인 양 깃들어 울고 간다
 
열흘쯤을 살다가 떠난 자리에는
울음의 재들이 수북하기도 해
사나운 후회들 가져가라고 나는
먼 숲에 귀를 대고
한나절 재를 뿌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열흘 후는
울음 떠난 둥지에 아무것도 남아 있질 않아
넓고 넓은 귓속에서 몇 나절을
해변에 밀려나온 나뭇가지처럼
마르거나 젖으며 살기도 한다
 
새소리는
새가 떠나고 나서야 더 잘 들리고
새가 멀리 떠나고 나서야 나도
소리내어 울고 싶어진다.
 
 
 
  -심재휘 시 '지저귀던 저 새는'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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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들처럼 자유롭게.....
 
 
 
 
-그간의 자잘하게 부딪쳐오는 일상과 알바이트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은 지쳐 있었던 듯 싶다.  그간 미루어 왔던 부친의 묘소에도 들릴겸 하여 길을 나섰다. 복잡했던 마음의 과제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선,, 나름대로의 새로운 충전이 필요했던 듯 싶다. 여행의 시작이 좋았던 것일까?!..  버스나 배의 시간도 기가 막히게 5분~ 10 분을 앞두고 타이밍이 맞고,, 날씨도 쾌청하고 맑으며 잔잔한 바람에,, 선상에서는 홀로 여행을 떠나신 나이드신 '사진작가' 한분에 늦게 휴가를 쓰는 '은행직원' 한분,, 덕분에 숙박비도 줄이며 민박을 할 수 있었는데,, 이분들이 또한 '한 코골이'를 한다. 우여곡절 끝에 섬 여행을 끝내고 헤어지면서 은행직원 젊은 친구가 동료를 만나러 간다는 행선지가 마침 같기에, 차비를 아낄 겸 하여 승차 했더니 네비게이션을 잘못 누르는 바람에 원래 예정했던 범어사에는 가지 못하고 젊은 친구(30세)가 가고싶어 하는 '자갈치시장'에 동행해 주고,, 시장의 주차비가 워낙 비싼 관계로 숙소의 주차장을 이용하려 하였으나, 주차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여 상가의 빈 공간에 잠시 세워놓고 저녁을 먹는데,, 차가 견인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서로가 '미안한 마음'을 남기며 작별을 하였다.
 
-전날을  두친구의 심한 코골이로 잠못이룬 나는,, '범어사'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고 샤워를 하고는 그야말로 '단잠'을 잤다. AM06;00 에 기상을 하여 뜨거운 물에 몸도 담그고 못다한 면도도 하고 몸도 마음도 정갈히 하고,, 오늘이 '대입 수능일'이라 분주할 듯 싶어 일찍이 범어사로 올랐다. 운동도 할 겸하여 2.5km의 산길을 따라 추색이 짙은 산길을 오른다. 생각해 보면 범어사는 총각시절부터 10 여번은 온것 같은데,, 제대로 된 기록이 없는 듯 하여 나름, 꼼꼼히 사진을 찍으며 '대웅전'에 이르니,, 대웅전 안과 옆, 뒤면까지,, '자식들'의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사찰을 찾은 대부분의 어머니와 소수의 아버지의 기원이 '눈부시다'. 몇배를 하셨을까?!... 지쳐서 몸을 숙이신채 숨을 고르시는 나이드신 어머니의 땀에 젖은 머리칼과 흘러내리는 땀줄기에 눈시울이 시큰 하는데,,, 스님의 함께하는 독경소리는 맑고 목탁소리 또한 청아하여 멀리, 멀리 울려 퍼진다. 범어사 경내는 그야말로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었는데,, 그 미색에 관계없이 '자식들의 좋은 성적'을 기원하는 부모들의 차량은 끝임없이 밀려들고,, 신기한 듯 바라보는 일본인 관광객 무리들,,, 덕분에 학승들이 공부하는 곳까지 '개방'을 하였는데,, 이곳도 밀려드는 차량을 보니 곧 만차를 이룰듯 싶다.
 
-내려올 때는 90번 버스를 타고 하산을 하여 정류장 근처에 있는 오래된 단골인 '손두부'집으로 향했다. 1년 4개월전에 '범어사'를 방문 했을 때에 친절했던 '주인 아저씨'는 보이지 않고 아줌마가 한분이 더 늘어 세분이서 분주히 장사를 한다. 이곳에 오면 금방 만든 손두부를 먹어 주어야 하는데,, 아침도 안먹었고,,, 망설이다가 또 언제올까 싶어서 '손두부'에 그간 먹고 싶었던 생탁을 한병,, 남의 시선을 떠난지 오래이니,, 편안하게 주인 아주머니가 추가로 더 주신 밑반찬 몇가지에 비지찌개 조금까지,, 곁들여 '생탁'을 마신다. 맛집 블로거도 아니고,, 식당에서 음식으로 사진을 찍기도 난생 처음이다. 기분좋게 지하철로 향하여 '노포동 터미널'에 도착하니 시간 간격이 꽤 길다. 터미널에 시간을 보낼곳은 PC방 뿐,,, 짧은 일정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나름대로 '블로그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이 깊었나 보다. 한번도 얼굴을 보지못한 블로그상의 벗이였는데,, 왠지 그 친구에게 미안했고,, '사람을 안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해 보았다. '어느 곳 에서나' 상대에게 최선을 다 하였는지,,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준 것은 없는지, 다시 생각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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