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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이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 다시, 또 다시.... 여행
조회(201)
이미지..,love. | 2008/11/08 (토)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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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후의 나에게, 라고 시작하는
편지는 그보다 조금 일찍 내게 닿았다
 
책갈피 같은 나날 속에서 떠올라
오늘이라는 해변에 다다른 유리병 편지
오래도록 잊고 있었지만
줄곳 이곳을 향해 온 편지
 
다행히도 유리병은 깨어지지 않았고
그 속엔 스물다섯의 내가 밀봉되어 있었다
스물다섯살의 여자가
서른다섯살의 여자에게 건네는 말
그때의 나는 첫아이를 가진 두려움을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한마리 짐승이 된 것 같아요, 라고
또하나의 목숨을 제 몸에 기를 때만이
비로소 짐승이 될 수 있는 여자들의 행복과 불행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 자란 만큼 내 속의 여자들도 자라나
나는 오늘 또 한통의 긴 편지를 쓴다
다시, 십년 후의 나에게
내 몸에 깃들여 사는 소녀와 처녀와 아줌마와 노파에게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 그 늑대여인들에게
두려움이라는 말 대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책갈피 같은 나날속으로
다시 심연 속으로 던져지는 유리병 편지
누구에게 가 닿을지 알 수 없지만
줄곧 어딘가를 향해 있는 이 길고 긴 편지.
 
 
 
   -나희덕 시 '다시, 십년 후의 나에게'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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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가서 메모리카드를 빼네어 유치원 아이들의 사진을 정리하여 인화하고, 계산을 하고 다시 정산을 하고,,, 며칠간의 알바이트로 저장되어 있던 내 개인의 메모리를 삭제한다. 500, 300 이라는 단어가 다시 선명해 진다. 예전에 대학시절에 큰매형의 스튜디오에서 사진사로 알바이트를 한 경험이 이 나이를 먹어서 내 경제 생활에 도움을 줄지는 몰랐다. 20년이 넘게 사진기를 잡지 않았었는데,,, 다시금 샷다를 누르기 위해 한순간 숨을 멈추며,, 짜릿한 전률을 다시금 느낀다. 전화를 항상 'ON' 한 상태로 하루를 쪼개어 내 업무를 틈틈히 보면서 '여러곳'에 알바이트 등록을 해 놓고 스케줄을 조절하며 일을 처리해 나간다. 친구와 어려운 사업이야기나 금융상태를 이야기 하다가 내 일과 병행하여 틈틈히 해 나가는 알바이트가 2~3 개라고 하니 자신도 할 수 있는 일을 부탁한다. 모두들 어려운 시기,,, 번역일이나 제법 '인품'을 파는 일에는 요즘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대학원을 나온 사람이나 외국에서 유학을 한 사람등,, 경쟁자가 넘쳐 난다. 이제 나이를 먹은 탓일까?! 알았던 단어도 가물거리고 시 힌편을 번역 하는데에도 사전이 없으면 불안하고, 지명이나 인명,, 모든게 혼동되어 일일이 확인하고 체크하지 않으면 내 '결과물'에 대하여서도 '자신'을 할 수 없다.
 
-언젠가는 '대리운전'을 한 이틀 한 바가 있는데,,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왜 이 단어가 그토록 생각이 안나는지,, 대리운전 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뭐든지 '첫경험'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중요한데,,, 된통으로 '진상'들을 몇명 만나고 나니,, 이일은 나하고는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다시금 생각해 보면 아직은 내가 여유가 있고 배가 부른 까닭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젊은 시절에는 "고생도 경험이다"라는 생각으로 닥치는 일을 묵묵히 감내하며 일을 하였지만,, 이제는 너무 밑바닥으로 자신을 떨어뜨리는 것은 '자기기만'이다 라는 생각이다. 살다보니,, 그토록 '빚을 지지말자!' 라고 다짐을 했는데,, 빚도 지고,, 거짓말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내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닳고 닳았다. 피곤해 큰아이를 기다리다 때로 잠이 들면서도,, 그것도 잠시 깨고 잠들기를 반복하니,,, 이젠, 깊고 편안한 잠을 자고싶다.
 
-세무서에서 날아온 문서에 답을 하여 우체국에서 등기로 발송을 하고, 동사무소에 들려서 미루어 두었던 카드문제를 해결하고 사무실 아가씨에게 전화를 하여 일처리를 지시하고,,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오늘은 남들은 별로 춥지 않다고 하는데,나는 '으슬으슬' 하게 추워 온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밀려있는 정기 간행물들을 읽다보니 답답해 온다. 츄리닝에 잠바를 덧 입고 동네를 한바퀴 크게 돈다. 전화가 온다. 의정부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녀석,, 자신의 'MIT 동문회' 이야기를 하면서 어려운 경제여건을 이야기 한다. 결론은 돈 이야기 인데,, 돈은 나도 빌려야 할 처지라는 말에 멋적게 웃으며 차후에 한번 보자는 이야기로 마무리. 다시 또 전화 한통,, '사무관 승진시험'을 본다는 녀석,,, 너라도 잘 되라고 웃으며 이야기. 공무원은 그토록 싫다고 했는데,, 이제는 적응이 된 모습이다. 문득 바라본 하늘은 높고 검고 깊은데,,, 동네 아파트에 들어서니 아파트에 들어섰던 장들은 파장이 되어 다 떠나고 수제과자집과 찐빵과 족발을 함께 파는 사람 두곳 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공부하고 있을 작은 아이와 밤 늦게 돌아올 큰 아이 간식으로 따끈해 보이는 찐빵을 한봉지 사들고,,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문득, 멀리 임실의 아버님이 생각난다.
 
 
-그래, 다음주에는 일도 보고 임실의 호국원에 들러 아버님이 좋아하는 소주도 따라 드리고,, 시간이 되면 통영이나 부산에 들러 바다도 보고, 범어사에도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 깊이 잠들고 싶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다시,  아침 일찍 깨어나 커피를 내리고, 노트북을 켜 놓고, 책을 보고,,, 이렇게 글을 쓰면서 주말의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 오늘이 '놀토'라며 깊게 잠든 마눌님과 아이들이 깰까봐 조심, 조심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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