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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오늘, 걸어가는 이 하루...



굴뚝새들은 조그맣게 산다.
강아지풀 속이나 탱자나무숲 속에 살면서도 그들은 즐겁고
물여뀌 잎새 위에서도 그들은 깃을 묻고 잠들 줄 안다.
작은 빗방울 일부러 피하지 않고
숯더미 같은 것도 부리로 쪼으며 발톱으로 어루만진다.
인가에서 울려오는 차임벨 소리에 놀란 눈을 뜨고
질주하는 자동차 소리에 가슴은 떨리지만
밤과 느릅나무 잎새와 어둠 속의 별빛을 바라보며
그들은 조용한 화해와 순응의 하룻밤을 새우고
짧은 꿈속에 저들의 생애의 몇 토막 이야기를 묻는다.
아카시아꽃을 떨어뜨리고 불어온 바람이 깃털 속에 박히고
박하꽃 피운 바람이 부리 끝에 와 머무는 밤에도
그들의 하루는 어둠 속에서 깨어나 또 다른 날빛을 맞으며
가을로 간다
여름이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들녘 끝에 개비름꽃 한 점 피웠다 지우듯이
가을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산기슭 싸리나무 끝에
굴뚝새들의 단음의 노래를 리본처럼 달아둔다.
인간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하는 동안에도
인간 다음에 이 지상에 남을 것들을 위하여
굴뚝새들은 오리나무 뿌리 뻗는 황토 기슭에
그들의 꿈과 노래를 보석처럼 묻어둔다.


- 이 기철 시 ‘작은 것을 위하여’모두



* 커피도 작은 잔으로 한잔으로 줄이고, 수면제까지 처방 받아 복용하는데,, 쉽게 잠들지 못한다. 잠귀가 밝은 편인데, 알람도 am05:00 시에 맞추어 놨는데 금요일 밤에 마저 읽을 책이 있어서 01시를 넘기고 말았더니, 아침에 난리가 났다. 집사람이 전화를 받고 깨운 시간이 06:30분, 병원까지 속보로 걸어가니 06:40분, 수간호사 왈 이런일이 처음이라 쓰러져 응급실에 간 것 아닌지 걱정했다 한다. 휴대폰에도 병원 번호가 세번 찍혔고,,,, 진땀을 빼며 4시간 투석을 마쳤다.

병원과 먹고사는 일을 놓고, 나름대로 조절을 한다고 했는데 몸에 부하가 온다. ‘무 신경’하자 하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는데,, 나도 모르게 질주 하려는 스스로를 몸이 브레이크를 잡는다. 하루를 끙끙 앓고 사막같은 입안을 억지로 다스려 본다. 자식도 아내도 내 몸이 아픈 상태를 어찌 짐작할까?!...

하나, 하나 체념하며 손을 놓게 된다. 어쩌다 생각하는 나쁜 생각도 내 자존심이 퍼렇게 살아 고갯짓을 한다. 하루 하루가 시험처럼 매일 다가온다. 온몸의 통증과 허기가 악귀처럼 질기게 달라 붙는다. 받아 들이자, 겸허 해 지자, 더, 더 더.... 목을 움츠리게 하는 바람속에 옷깃을 여미며, 걸어간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