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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아름다운 회항/공광규

       







멀리 순항하던 비행기가
갑자기 비상착륙을 하려면
항공유를 모두 버리고 무게를 줄여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안전한 착륙을 위하여
정상항로를 벗어나서
비싼 항공유를 모두 바다에 버리고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사람도 그럴 때가 있다
갑자기 자신을 비우고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있다.



- 공광규 시 '아름다운 회항' 모두

 




* 길지도 짧지도 않은게 인생이지만, 몇번은 자신이 이루어 놓은 일이나 삶의 경력에 무관하게 모든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험에 마주 설 때가 있다. 그 피할수 없는 선택의 순간에서 자신의 능력이나 건강 같은 기존적인 환경이 아니라 어찌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쳤을때 최선을 다했다면,, 담담히 모든걸 내려놓고 돌아설 수 있기를 바란다. 힘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백면서생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할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예의가 실종되고 돈이 인격인 세월이지만 사람의 얼굴은 버리지 않고 살았으면 한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세월속에 그래도 사람을 믿으며 살고싶다. 비울수 있는 기회도 감사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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