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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새벽에 깨어나...


일찍 깨어난 아침에......
조회(197)
이미지..,love. | 2006/05/07 (일)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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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나는 이렇게 태어났지
웃고 싶으면
그래 큰 소리로 웃고
날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매번 다르다 해도
그게 어디 내 잘못인가요
나는 이런 사람
나는 이렇게 태어났는데
당신은 더 이상 무엇을 바라나요
이런 내게서
 
나는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태어났지
그리고 바꿀 것도 하나도 없지
내 발뒤꿈치가 너무 높이 솟았고
내 몸이 너무 휘었고
내 가슴이 너무나도 거칠고
내 눈이 너무 퀭하여도
아무리 그래도
당신이 그걸 어쩌겠어요
나는 이런 사람
나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좋아
당신이 그걸 어쩌겠어요
 
결국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 누군가를 사랑했었지
누군가 나를 사랑했었지
어린아이들이 서로 사랑하듯이...
어째서 내게 묻는 거지요
난 당신을 즐겁게 하려고 이렇게 있고
그리고 아무것도 바꿀 것은 없는데
 
 
  -쟈끄 프로베르시 '나는 이런 사람'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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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에서마다
 해마다
 속좁은 얼굴을 한 노인들이
 아이들에게 그 길을 가리키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같은 단호한 몸짓으로
 
   -쟈끄 프로베르시 '똑바른 길'전문
 
 
-친구여 이 詩가 기억나니? 대학시절 이시를 가슴깊이 읽던 그때가 생각난다. 생활에 쫒기고 시간에 쫒기며 없는 돈에도 프로베르의 시집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우리는 과에 어울리지도 않게 프로베르와 보들레르의 시를 참 좋아 했었다. 네가 나에게 '열등생'이란 프로베르의 시를 외어 주었지. 밖에서는 최류탄이 날리고 학교에서 알수없는 눈들이 번뜩일때 우리는 또 한끼와 알바이트와 현실의 사이에서 얼마나 갈증을 느꼈던가? 산다는게 무엇인지 수없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스로에게 묻곤 했었다. 사는 모습에서 교우들은 우리에게 참여를 종용했지만 말할수 없었던 침묵의 아품을 기억한다.
 
-소팔고, 논밭팔아 보내시던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다. 내려 오셔서 따스한 밥을 해주시던 어머니의 따스한 웃음도,,, 그래 이제는 모두 이 세상에 안계시구나. 우리가 나이를 먹는다는게 이런것은 아닐진데,,,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했기에 네가 교직을 걷는다 생각했고 네길이 너에게 어울린다 축하해 주었었는데,,, 너는 떠나는구나. 머나먼 캐나다로 가면 볼수는 있는 것인지 왠지모를 아쉬움에 목이 메인다. 누구보다 가까웠기에 속깊은 얘기도 나눌수 있었는데,,, 부디, 친구여 머나먼 이국에서 건강하기를 건승을 기원한다.
 
-떠나는 벗에게 프로베르의 詩로 배웅한다. 가족모두 건강하기를 기도 한다.
벗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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