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깊어
길은 벌써 끊어졌는데
차마 닫아 걸지 못하고
그대에게 열어 둔
외진 마음의 문 한 쪽
헛된 기약 하나
까마득한 별빛처럼 걸어둔 채
삼경 지나도록
등불 끄지 못하고
홀로 바람에 덜컹대고 있는
저 스산한 마음의 문 한 쪽
-조향미시 '문'전문
---------------------------------------------------------------------------------
햇빛이 '바리움' 처럼 쏳아지는 한낮, 한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 여자는 위험스레 지붕 끝을 걷고 있다, 런닝 셔츠를 탁탁 털어 허공에 쓰윽 문대기도 한다, 여기서 보니 허공과 그 여자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 그 여자의 일생이 달려와 거기 담요 옆에 펄럭인다, 그 여자가 웃는다, 그 여자의 웃음이 허공을 건너 햇빛을 건너 빨래통에 담겨 있는 우리의 살에 스며든다, 어물거리는 바람, 어물거리는 구름들,
그 여자는 이제 아기 원피스를 넌다. 무용수처럼 발끝을 곧추세워 서서 허공에 탁탁 털어 빨래줄에 건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그 여자의 무용은 끝났다. 그 여자는 뛰어간다. 구름을 들고.
-강은교시 '빨래 너는 여자'전문
---------------------------------------------------------------------------------
-진정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을 누구나 직감적으로 안다. 사랑한다는 것은 본능적인 감정, 좋아하는 느낌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누구에게나 사랑이 자신에게 오면 본능적으로 느낀다. 아 이것이 사랑 이구나!!! 현대를 사는 우리는 대중매체와 보여지는 모델과 우리가 보고, 듣고, 익혀왔던 모든 경험에 비추어 사랑을 그려낸다. 사랑은 시대에 따라, 개인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와서 맺어지기도, 지나가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진정 사랑을 택했을 경우 후회는 없다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사람을 만나고 적당한 느낌이 오면 인연을 맺고 사는 우리의 모습들,, 누구나 자신의 무대를 꿈꾸지만 세상의 눈으로 볼때는 누구나 다 조연이다. 우리가 이루지 못하고 '미련'으로 남아있는 감정들,, 이제는 빨래를 빨듯 미련없이 빨아내어 탁탁 털어내고 깨끗하고 상쾌함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함이 정답이다. 세상은 명쾌하고, 밝고, 단순한것. 마음의 여운으로 남는 쓰레기는 버려야 한다. 3월을 보내고 꽃이 만발할 4월을 기다리며 조향미,강은교씨의 시를 한편씩 적어본다. 이제는 나도 계절을 타는 나이가 되었구나,,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