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가슴에 맺힌 종양을
병원에서 덮어버린 그날부터
아버지는 곡기를 끊으셨다
아버지,
어머니 가시던 날 아침
어머니보다 먼저
꽃잎처럼 지셨는데
사막이란 사막은 죄다 우리 집으로 몰려와
웅성거렸다
꽃 두송이가
같은 날 같은 시각
사막 한가운데
이슬처럼 맺혔다고
그런데 그 꽃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고
-박정원시 '동심초'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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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다가 실지로 주위에서 보았던 어르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젊은시절 유난히 고생을 시켰던 부인에게 마음을 다 잡고 잘하며 열심히 몇년을 살았는데, 부인이 폐암에 걸려 수술을 하게 되었다. 가슴을 열자 너무 늦어 수술부위를 다시 닫을 수 밖에 없어, 이제는 죽음만 기다리게 되었는데 집으로 온 날부터 이어르신이 부인 시중을 도맡으며 본인은 곡기에 손을 대시지 않았다 한다. 아들인 선배가 동생과 더블어 눈물로 호소 했으나 "너희들은 다 커서 내가 있으나 없으나 차이가 없으나, 나는 너의 에미 없이는 살 자신이 없다."고 하시며 곡기를 끊으셨다 한다. 후에 나란히 평안한 미소로 두분이 손을 잡고 세상을 떠나셨다고 들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기전에 투병을 하시면서 어머니 걱정을 많이 하셨다. 개인적인 성격이 강하신 어머니를 아버지는 염려하신 것이다. 자식들 모두가 아버지는 존경했으나 자식들에게 냉정했던 어머니를 내심 자식들이 마음에서 부터 멀리했던 것을 아셨던듯,,,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그리도 구박하던 남편의 비문 앞에서 그리도 섫게 우셨던 어머니,,,, 이제는 그 세던 고집도 많이 약해진 모습 이시다.
-배우자는 흔히 서로가 하기 나름 이라는데,,, 나도 아버지의 전철을 밢는 것일까? 드세지는 마눌님의 기세에 때로는 부딪치고, 크게도 싸워보고, 달래도 보고, 수없이 양보도 해 보고,,,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상처로 돌아 오기에 어느 한순간 싸우기를 멈춰 버렸다. 이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의논도 하지않고 해 버리는 모습에서 기가막혀 말문이 닫힌 적도 있지만,,, 부부의 모습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해로 하기는 정말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참지만,,, 무늬만 부부인 이 모습이 때로는 힘겹게 느껴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원칙론적인 이 논재를 다시금 생각하며 아내를 더욱 사랑해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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