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이런 사람

당신을,, 응원합니다!

때론, 온 몸이 흠뻑젖게 울고 싶다.





정작 날 울린 이는
손수건 한 장 내민 적이 없었는데

단 한 번 혜화역 술자리에서 언니 언니 하다
택시 같이 탄 그이가 손에 쥐여 주고 간
파란색 손수건이 십 년째 땀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니

먼지처럼 작은 것이
솜털처럼 가벼운 것이

참 이상하지

그 천 쪼가리 하나가 뭐라고,

손수건을 받으면
참았던 토사물 눈물 다 터져 나오고
서러움 분한 마음 봇물처럼 나오고

가방 속에 든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그 쪼가리 하나가 대체 뭐라서


- 김 안녕 시 ‘작은, 것들’ 모두
*사랑의 근력, 걷는 사람, 2021


** 부모님이 말년에 지병으로 고생하실 때,, “이렇게 아프나니 그냥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 “ 하시던 독백을 이제야 100% 실감하며 산다. 세상은 견디지 못할 고통은 주지 않은다는데,, 밀렸던 청소의 컨디션 관리와 체력이 달리는 스케줄이 원인이다. 코로나로 3년을 미뤄왔던 쌓였던 과제들을 하나, 하나 풀어 나가다 보니 몸의 ‘긴장감’이 쌓여서 근육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최근 신환우 카페에 한 회원의 글이 매우 공감이 되어 오래간만에 댓글을 달았다.



“ 목 아래부터 발끝까지
다 아파요
오늘은 투석받다 너무 아파서 울었네요
그렇게 네 시간을 버티고 났는데도
끝나고 나서도 아파서 어쩔 줄을 모르고
고스란히 받아들였죠
솔직히 병명이고 원인이고 모르고 싶어요
설령 안다 해도 치료 같은 건 안 받으려고요
이 고통은 눈감아야 없어질까요?
매일 밤 잠 못 들고 통증에 시달리고..
그만하고 싶네요
너무 힘들어서...”



만성 신장병 환우들은 치료의 방법이 두 가지밖에 없다. 신장을 이식받는 게 하나이고, 또 하나는 인공 혈관이나 자가 혈관을 이식하여 일주일에 2~3회씩 4시간에서 4시간 반씩 투석을 하며 요독을 걸러내며 삶을 유지하는 것이다. 투석환자는 정상인처럼 먹는 것 중 유해물질을 소변으로 걸러내지 못함으로 몸에 쌓이고 그래서 ‘인공신장기’로 체내에 쌓인 요독 물질을 이틀에 한번 꼴로 걸러내야 목숨을 유지하는 것이다. 투석환자가 됐다는 것은 마지막 날까지 바늘의 고통, 배고픔, 갈증의 인내 속에 살아야 함을 말한다. 투석환자에게는 ‘건체 중’이라는 기본 투석 체중이 정말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 투석생활이 매우 힘들어진다. 이틀에 한번 투석을 함으로써 사는 데 있어 기본 ‘발란스’를 유지하여 삶을 이어가는 것인데,, 이것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투석으로 지탱하는 삶도 너무나 힘들어지게 되며 투석생활도 매우 힘겹게 된다. 투석환자는 많은 약을 복용하고 이틀에 한번 4시간씩 투석을 함에도 다시는 ‘정상인’의 몸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먹고 싶다고 배부르게 먹을 수도, 갈증에 목이 타도 물 한 컵도 건체 중을 생각하며 절제하며 마셔야 하고 부수적으로 세월을 더한다고 몸의 회복이 되지도 않고 현재의 상태에서 더 나빠질 뿐이다. 운 좋게 이식을 해도 영구적이라고 장담할 수 없고 아주 조심하며 관리하는 생활을 해야 하지만 ‘삶의 질’은 투석환자 시절과 비교할 수 없기에 모든 투석인의 마지막 ‘파랑새’라고 나 할까…!?


컨디션 조절은 삶을 살아가는데 참 기본인데 건강할 때도, 지금 투석을 하면서도 잘 유지 못하는 것 같다. 생활에 치여 때론 스스로에 대한 변명에,, 건강을 잃어버리고 지금도 때론 투석 베드에서 온몸의 통증에 아이처럼 혼자 몰래 눈물 흘리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에, 맛있는 짜장면 한 그릇에, 때론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다고 변명하면서 ‘한잔만’이라고 변명하면서 투석인에게는 독과 같은 술도 마시고,, 며칠을 끙끙 앓는 바보짓도 반복한다.


*** 신환우 여러분 결국에는 ‘내 탓’이더라 말입니다. 주위에서 투석생활에 적응하고 20~30 년씩 이어가시는 선배들은 모두 ‘악착같이’ 자기 자신과 싸웠고 지금도 홀로 눈물지으며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결국에는 내가 겪어야 할 고통이며 살아가고자 한다면 본인과 주변의 시선을 무시하고 파이팅! 해야 하는 현실인 겁니다. 적다 보니 너무나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일들인데,, 주변의 가족과 나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기운을 내시라고 진심으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파하고 한탄하고 때론 눈물이 흐르고 포기하고 싶어 지는 게,, 모든 중증 질환자들의 공통적인 마음이라고 이제야, 이해를 하고 공감합니다. 모두에게 언젠가 올 ‘그날’이 슬프지만은 않게,, “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냈나? 내 슬픔과 아픔에 삶을 정당화하지 않았나?! “ 하고 주변의 투석 선배들과 가족들을 보며 기운을 내어 봅니다. 오늘도 새벽 투석 후에 머리에서 발 끝까지,, 저릿한 고통이 전해 옵니다. 살아 있기에 이 고통도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요. 당신을 응원합니다. 아니 저 자신을 응원합니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 파이팅…!!! “

“몇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ps) 익명방의 글을 허락없이 인용 하였습니다. 불쾌 하시다면 그 부분을 삭제 하겠습니다.



ps2) 투석시 적정수분 제거공식
건체중(68kg) x 0.04 = 2.72 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