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만든 집에서
나는 살았네
안개로 만든 집
구월의 오솔길로 만든 집
구름 비나무로 만든집
비로 만든 집에는 언제나
비가 내리지
비를 내리는 나무
비를 내리는 길
비를 내리는 염소들
세상이 슬픔으로 다가올 때마다 나는
그곳으로 가서 비를 맞았네
비의 새가 세상의 지붕위를 날고
비를 내리는 오솔길이
비의 나무를 감추고 있는 곳
비로 만든 집에서
나는 살았네
비의 새가 저의 부리로
비를 물어 나르는 곳
세상 어디로도 갈 곳이 없을 때 나는
그곳으로 가서 비를 맞았네
비로 만든 집에는
언제나 비가 내리지
비를 내리는 나무
비를 내리는 길
비를 내리는 염소.
-류시화 시 '비로 만든 집'모두
---------------------------------------------------------------------------------------------------------------
-비가 내린다. 세상에서 제일 가슴이 아픈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먼저 보내는 것이리라,,, 경위야 어찌되었든 뜻하지 않은 나이에 뜻밖의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의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친구의 아름다운 표현처럼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몸을 바꾸는' 것 이라면 사후의 세상에서는 좀 더 아름답고, 세상의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더욱 줄수 있는 더욱 고운 존재로 환생하시길,,, 기원한다. 고통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수술을 받기 전,, 이틀에 한번 투석을 받으러가서 병원의 환우들에게 느끼던 어떤 암울하게 흐르던 고통... 나이에 따라서 젊을수록 더욱 짙게 흐르던 어떤 체념,,, 축복으로 수술을 받은 후에도 때때로 다가오던 휴유증과 약의 부작용,, 그리고 또 다른 수술, 수술,, 그리고 살을 베이는 듯한 통증,,, 그 고통의 단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비는 내리는데,,, 뉴스에는 사망자들의 조문과 흐느낌으로 가득차고,,, 어떤 곳에서는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근)로 죽을 때까지 고통 받아야 하는 가슴아픈 사람들의 사연이 소개되고,,, 어느 곳에서는 불치병으로 세상을 등진 아름다운 아내(너는 내 운명)의 추억을 되새기는 사랑의 이야기를 방송한다. 세상에는 이처럼 고통이 가득찬 것 처럼 보이는데,,, 우리는 이 고통과 아품을 이기고 살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세상은 왜 이처럼 사람들의 고통과 눈물을 요구 하는걸까???,,,, 바벨이란 상징을 통하여 신은 인간에게 겸손과 순종을 요구 했다지만,,, 자잘한 사고로도 평생의 고통을 요구하는,,,, 평범한 인간의 고통을 누구에게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일까???,,,, 신은 인간에게 감당할 만큼의 고통과 아품을 준다고 누군가 말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어느날 사라져 가고, 살과 뼈를 깍아내는 고통에 신음하는 것을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피눈물을 요구하는 아픔과 고통임을 안다.
-비는 오시는데,,, 많은 고통과 아품이 세상엔 존재한다. 부모가 없는 아품, 세상에 태어나자 마자 버려지는 아품,, 세상의 것들이 나를 따돌림 하는 것 같은 비참함,, 세상의 모든 불행이 나에게만 오는것 같은 절망.. 세상의 절망을 딛고 우리에겐 새 아침이 언제나 밝아 온다. 우리에겐 가족이 있고, 나눌수 있는 이웃이 있고,, 세상에는 악의보다는 선의를 마음을 가진 많은 나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에 의하여 상처받고 버려지지만,,, 사람에 의해서만 치유받고 아름답게 다시 일어설수 있다. 고통은 우리에게 눈물과 아픔을 주지만,,, 세상을 이웃을 좀 더 배려하고 나를 겸손히 나눌수 있게하는 온유를 갖게 한다. 눈물과 부드러움을 누군가 '나약'하다고 표현 하던데,,, 세상을 조금 겸손히 살아보면 알수 있다. 진정한 강함은 힘이나 거센 기운과 기상이 아니라 겸손과 눈물과 순종의 아품을 이겨낸 온화한 눈물에 어려 있음을,,, 때로는 사람의 나약함에 눈물을 흘리지만,,, 사람의 선(善)함과 나눔을 나는 믿고 사랑한다, 비 오는 이 아침에 세상의 고통앞에 조용히 나는 눈물을 씻어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