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새해 아침에 새처럼 소리치며 아이들이
눈을 뭉쳐 서로 눈싸움을 하더니
그 중 한아이가 연탄재를 굴려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얘, 눈사람은 연탄재로 만드는게 아니야
하얀 눈을 뭉쳐서 만드는 거야
나는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어미까치처럼 점잖게 소나무에 앉아 훈계하고
아이가 만든 눈사람을 바라보았다
눈사람은 가슴에 연탄재를 품고
어느새 운주사 석불 같은 부처님이 되어 있었다
눈싸움을 마치고 다른 아이들이 만든 눈사람도
다들 부처님이 되어 빙긋이 웃고 있었다
펄펄 내리는 눈송이들이
눈사람 부처님 앞에 신나게 재롱을 떨다가
마른 풀잎 위에도
강아지가 뛰어간 발자국 위에도
고요히 내리고 있었다
-정호승시 '눈사람'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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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0.수요일. 럴수 럴수 이럴수가,,,(벗님의 표현 도용 ^^;)
11/28. 월요일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랑 몇가지를 해야 하는데,,, 밀려드는 월말 스케줄을 소화 하느
라 병원 가야함을 깜빡했다. 병원에서 친절한 금자씨(영화제목 아님, 진짜 간호사 이름 ^^) 덕분에
메세지를 받아 내가 검사를 안했음을 확인했다. 휴----, 아내의 건망증을 웃고는 했는데, 나도 이제
는 어쩔수 없는 상황인듯,, 내일은 아침을 금식하고 일찍 병원에 가서 기본검사를 하고 바쁘게 움직
여야 할듯, 머리가 나빠지면 몸이 욕을 본다.
- 12/01.목요일. 04;50.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아내가 어제 중3 학생들과 졸업여행을 떠났다. 먼저
일어나 씻고 밀린 설것이하고 아내가 덜어놓은 미역국을 작은 냄비에 담아 아이들 아침을 차려 놓았
다. 아내가 중3 학생을 인솔해 떠난 곳은 청평,, 아름다운 젊은시절의 기억이 많은곳,, 아내와도 아이
들과도 몇번 갔었던 곳이다. 초겨울의 그곳 풍경이 기억난다 자욱한 안개도,,,
-06;30. 병원에 들리기위해 지하철역으로 출발, 다른 시간대에 움직이니 신호등도 다른곳에서 파란
불로 바뀐다. 그래, 오늘은 다른 길로 움직여 보자 하는 마음으로 7단지 방향으로 하여 부평구청역까
지 속보로 걸었다. 길을 하나더 건너니 이곳은 단독주택이 많은곳,, 아파트단지와 달리 주택지는 골
목이 좁은 반면 집들이 바로바로 이어진 좁은 골목도 정겹게 느껴진다. 아침부터 등산복 차림의 아주
머니, 아저씨들의 모습이 한무리씩 보이더니 저앞에 관광버스 2대. 동네에서 단채로 산행을 가시는
듯, 인사를 나누시는 모습이 모두 친하고 정겹다. 60, 70대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모여 공동주택에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랫만에 타는 지하철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활기차다. 무가지를 하나 골라 펼치니 평소 관심있게
지켜봐온 박 찬호와 박 세리의 소식. 한 사람은 인생 절반의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한 사람은 긴 슬
럼프를 떨치고 다시 연습을 시작한다는 소식,, IMF때 코리안 특급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꿈과 용기
를 주던 박 찬호, 물에 빠진 공을 치기위해 양말을 벗고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공을 쳐내 LPGA 첫승
의 기쁨을 국민에게 안겨주던 박 세리,, 그들의 새로운 출발 소식에 팬의 한사람으로 결혼생활이 성
공적이고 부진에서 벗어나 재기 하기를 기원한다.
- X-RAY 찍고, 피도 2개 뽑고, 뇨검사,,, 분주하게 뛰어 다니며 마치니 08;30. 스넥에 들러 간단히 아
침을 해결하니 09;00. 에휴, 이제 일을 얼추 시작 할수 있는 힘이 충전.. 자 시작해야지 하루를,,,
- 12/02. 오늘은 어제보다 새벽공기가 더 차게 느껴진다. 아침을 차려놓고 아이들이 씻고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집을 나섰다. 회색의 다소 검게 느껴지는 하늘,, 바람은 차고 나는 아이처럼 눈을 기다린
다.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맞으며 걷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가 물 흐르듯이, 정말 물같이 흘러
간다고 느낀다. 회색신사와 싸인 한적도 없는데 나의 시간은 왜 이처럼 소리없이 빠르게 흘러 가는
가? 뜨거운 커피가 마시고 싶다. HOT COFFEE !!! 오늘은 아내가 돌아 오는 날! 술 생각이 절로 남은
좀 피곤한 탓인가 내일은 한잔 해야 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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