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눈이 올 것 같아서
궐 밖을 빠져나오는데
누군가 퍼다 버린 그리움 같은 눈밭
외로움이 잠시 어깨 위에 얹힌다
눈발을 털지 않은 채
저녁 등이 내걸리고
우모보다 부드럽게
하늘이 잠시 그 위에 걸터 앉는다
누군가 댕그렁거리는 풍경소리를
눈 속에 파묻는다
궐 안에 켜켜이 쌓여 있는
내 생의 그리움
오늘은 인사동에 퍼다 버린다.
-김종해 시 '인사동으로 가며' 모두
*익숙한 것들이 사라져간다.정동길이나 덕수궁 돌담길,피맛골이나 인사동 골목길에 얽힌 기억은 역시, 장소에서 비롯 되는데 추억이 깃든 장소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있다.시사랑의 정든 모임 장소였던 인사동 '시인' 도 주인이 바뀌어 이름도 바뀌었는데, 그 낯설음이 무엇인지 세월이 흐를수록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에 둔감해져야 한다.비가 내리거나 단풍이 물들거나 낙엽이 수북히 떨어져 거리를 덮거나, 눈이 내리면 바쁜 중에도 시간을 내어 나홀로 걷곤 하던 덕수궁 돌담길, 그길도 올해는 시간을 저당 잡힌 듯 발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말았다.새해에는 좀 더 자신에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문득,함박눈이 '펑펑' 내렸으면 하고,바래본다.그렇다면 생업을 잠시 내려놓고 예쁜 무뉘의 우산을 골라 쓰고 옷깃도 바짝 세우며,돌담 길을 천천히 걸어 창이 큰 커피숖에 앉아, 음악소리에 발을 끄덕이며 내리는 눈을,,그저 바라보고 싶다. 20 여년 전의 나처럼...
사랑하는 지인 여러분, 모두 미리, Merry Christmas! 행복한 연말 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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