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상담을 하느라 스님과 마주 앉았는데
보이차를 따라놓고는
잔을 들고 있어보라고 한다.
작은 찻잔도 오래 들고 있으니 무겁다.
그만 내려놓으시오.
나는 팔이 시원해졌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는 말씀이
나를 오랫동안 따라다닌다.
도심의 화분에 담긴 꽃과
도랑에 고인 오수를 지나오면서
구름 속에 심은 꽃
구름 속에 고인 강을 생각해 본다.
- 공 광규시 ‘그만 내려 놓으시요’모두
* “스님, 도가 뭡니까” 물으니, 조주 선사가 하셨다는 말씀 '끽다거(喫茶去,) 차나 한잔 하시게)'는 워낙에 유명한 말입니다. 스님, 도가 뭡니까 물으니, 성철 스님께서 하셨다는 말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는 말씀도 역시 그러합니다.
잠시,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면 되는지,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이고 바른 삶이고 옳은 삶인지 굳이 따지지 않더래도 우리는 충분히 압니다. 아는 게 모자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알면서도 하지 못하지요.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하지요.
때로는,
버티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란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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