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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길을 걷다가,,


길을 걷다 '누군가' 보고 싶을 때.. 시외 버스를 타고 떠나자,,,, 얼리
조회(628)
이미지..,love. | 2008/01/26 (토)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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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애인 없어도 싸드락 싸드락 걸어갔다 오고 싶은 곳
눈발이 어깨를 치다가 등짝을 두드릴 때
오래된 책표지 같은 群山, 거기
어두운 도선장 부근
 
눈보라 속에 발갛게 몸 달군 포장마차 한 마리
그 더운 몸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거라
갑자기, 내 안경은 흐려지겠지만
마음은 백열 전구처럼 환하게 눈을 뜰 테니까
 
세상은 혁명을 해도
나는 찬 소주 한병에다
숭어회 한 접시를 주문하는 거라
밤바다가, 뒤척이며, 자꾸 내 옆에 앉고 싶어하면
나는 그날 밤바다의 애인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이미 양쪽 볼이 불과해진
바다야, 너도 한 잔 할래?
너도 나처럼 좀 빈둥거리고 싶은 게로구나
강도 바다도 경계가 없어지는 밤
속수무책, 밀물이 내 옆구리를 적실 때
 
왜 혼자 왔냐고,
조근조근 따지듯이 숭어회를 썰며
말을 걸어오는 주인 아줌마, 그 굵고 붉은 손목을
오래 물끄러미 바라보는 거라
나 혼자 오뎅 국물 속 무처럼 뜨거워져
수백 번 엎치락뒤치락 뒤집혀 보는 거라.
 
 
  -안도현 시 '숭어회 한 접시'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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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설렁설렁 잘도 넘어가는 일들을 잘 넘기지 못하고 후회를 하면서,, 많은 반성과 후회를 했지만,, 그래도 이번일을 계기로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는 방법이 달라 졌으면 하고 바래본다. 무슨일이 터질 때에는 그동안의 억누르고 절제 해 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을 보고,, 한 벗이 이야기 했듯이 평소에 풀어내는 방법과 글로도 쓰며 풀어내고 혼자서 하나하나 말로 풀어내며,, 속으로 쌓지 않고 가슴속의 응어리를 평소에 풀어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김치찌개를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단골식당에 가면 의례 다른 메뉴는 보지도 않고 김치찌개를 시키는지라,, 시키고 나서 보면 된장찌개가 맛있어 보이거나 제육볶음이 먹음직스럽게 옆 테이블에 나오는 것을 보면,, 뒤 늦게 후회를 한다. 얼큰한 찌개를 먹다가 보니 돼지 제육볶음에 마음이 혹 해서 시켜서 소주를 한잔 할까?! 하고 생각하니 월요일이 병원에 정기검사를 해야 하는 날이다. 지난번에 다소 상태가 좋지않아 추가로 약을 처방 해주며 중간이라도 몸이 이상하면 응급으로 들어 오라고 하였는데,, 다행히 그런 상태는 일어나지 않고,, 그냥 다사다난 하게 자잘한 일들이 벌어졌다.
 
-한달이나 한달 반만에 만나는 장박사는 첫마디가 "어땠어요?" 인데,, 어떠긴,, 매달 "별일 없었어요!" 가 내 대답이다. 별일이 있었으면 정기 검진까지 기다리고 있었을리 만무하 건만,, 묻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10 년이 넘게 한결 같다. ㅎㅎㅎ,,,때로 생각해 보면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다가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넘기는 일도 많고,, 하나 하나의 수치에 일회일비 하는 내 처지가 우습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감사 할 여건이니 만족 하고 살아야지. 검사 하기 일주일 전에는 고기류를 먹지 말아야 하는데,, 그때가 되면 고기가 먹고 싶고, 그런 일들이 생기니,, 자중하고 인내 해야지,, 또 혼나지 않으려면,, 지저분한 사람의 눈에는 지저분한 것만 보이는 것일까? 손을 다쳐서 며칠 집안 청소를 못해서 인지 집안의 곳곳에 먼지며,, 장난이 아니다. 아침부터 방마다 다니며 대강 먼지를 털어내고 손걸레로 딱아내고 청소기를 돌리고 쓰레기를 모아서 버리고 묶어내며,, 다시 밀대 걸레를 빨아서 안방이며 아이들방, 거실, 서재,, 베란다와 곳곳을 딱아낸다.(이 모두가 여자가 할 일인가?!) APT의 창문을 열어 춥다고 환기도 시키지 않았던 집안의 매케한 공기를 시원하게 걸러낸다.
 
-큰 아이는 어느새 학원으로 떠나갔고,, 작은아이나 마눌님은 아침부터 분주한 나를 이방인을 보듯 바라보는데,, 청소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세탁기로 빨래까지 마쳐 같이 널어 놓으니,, 온몸이 노곤해 온다. 뜨겁게 홍삼차를 끓이며 사과를 하나 씻어서 먹으니 그래도 요기가 된다. 며칠간 입맛이 없어서 하루에 평균 두끼 정도 밖에 먹지를 않은 것 같다. 곧 명절이 오고 아버님 제사,, 큰아이와 작은 아이의 졸업식,, 미리 닥치지도 않은 일들을 하나씩 헤아려 본다. 이 일들을 마치면 바다라도 한번 보러 떠나야 겠다. 아버지의 묘소 에라도 찾아가 소주라도 부어 드려야 하겠지... 바다를 보면서 짙어지는 어둠만큼 빨간 두꺼비를 하나 시켜 이름모를 회와 함께 쓰디쓴 소주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 언제나 변함없는 바다의 정겨운 파도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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