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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그리운 날,,,


'무언가' 그리운 날 - 정호승의 詩 몇편.
조회(351)
이미지..,love. | 2006/07/02 (일)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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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포를 생각하는
옥수수죽 만찬에 참석해서
떨리는 숟가락으로 심각하게
옥수수죽 한그릇을
다 먹고 집에 돌아와
다시 저녘을 먹는다
 
북한에서는 옥수수대까지 한꺼번에 갈아
죽을 끓여 먹는다는 이야기를
중학생 막내아들에게 하면서도
그것도 못먹어
굶어죽기까지 한다는
이야기를 되풀이 하면서
 
쌀밥 한 그릇을 다 비운다
나는 그런 놈이다.
 
 
  -'옥수수죽 한 그릇'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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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는 무덤이 없다
바람에게는 무덤이 없다
깨꽃이 지고 메밀꽃이 져도
꽃들에게는 무덤이 없다
 
나에게는 추억이 없다
추억으로 걸어가던 들판이 없다
첫눈 오던 날 첫키스를 나누던
그 집 앞 골목길도 사라지고 없다
 
추억이 없으면 무덤도 없다
추억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
꽃샘바람 부는 이 봄날에
꽃으로 피어나던 사람도 없다.
 
 
  -'추억이 없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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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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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가 그리워
허공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 그대가 그리워
물위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못'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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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술 한잔'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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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 가족 모두가 참여하여 집의 먼지와 더러움을 씻어 낸다. 일주일에 한번 이지만 곳곳에 쌓인 먼지를 딱아내고 물로 씻어 낼때는 내 마음의 먼지를 씻어낸듯 개운하기 까지 하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아이들의 방청소를 해 주었으나 5학년 부터는 자신의 방에 관한한 스스로 정리하고 관리하게 훈련을 시켰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스스로 정리하고, 스스로 자신을 관리함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나이와 학년에 맞게 자신이 해야하고, 무엇을 공부하고 찾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인도 하는것도 부모의 몫이다. 물론 거기 까지이다. 선택은 아이의 몫이니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계속 줄어든다는 얘기를 친구들이 한다. 모두가 바쁘게 사는 탓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서로의 이기심도 한몫을 한다. 하여 나는 몇가지 원칙을 정했다.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할때 까지, 가족행사, 가족여행, 사소한 집안 대청소까지,,, 가족이 함께하는 일에는 예외를 두지않고 함께 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현 사회의 메체에서 어떤 모습을 제시하고, 앞서가는 듯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내 가족의 모습은 어떤 모델이나 제시가 되여지는 모형이 아니라 삶,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되고 서로를 지켜주고 보아주는,,,
 
-아파트의 곳곳에 놓인 화분을 베란다로 모으고, 물을 흠뻑 뿌려주고 잎에 쌓인 먼지를 씻어 냈다. 감자를 심어놓은 화분의 잎이 시들어 가기에, 잎을 정리하여 잘라내고 뿌리를 정리하니 감자가 10여개 열매를 맺었다. 좁은 화분안에서도 감자는 이처럼 많은 열매를 맺었다. 우리의 삶도 이처럼 풍성한 열매를 맺었으면 하는 바램을 하며 물로 씻어낸 푸르른 잎이 햇살에 반짝이는, 바람에 가만히 잎을 젓는 모습에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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