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하네~~ 썸네일형 리스트형 초록에 취해,, 그녀 가슴에 잠들다. 떨리는 손으로 풀죽인 김밥을 입에 쑤셔넣고 있는 동안에도 기차는 여름 들판을 내눈에 밀어넣었다 연두빛 벼들이 눈동자를 찔렀다 들판은 왜 저리도 푸른가 아니다, 푸르다는 말은 적당치 않다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연두는 내게 좀 다른 동족으로 여겨진다 거기엔 아직 고개 숙이지 않은 출렁거림, 또는 수런거림 같은 게 남아 있다 저 순연한 벼 포기들 그런데 내 안은 왜 이리 어두운가 나를 빛바래게 하려고 쏟아지는 저 햇빛도 결국 어두워지면 빛바랠 거라고 중얼거리며 김밥을 네개째 삼키는 순간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것이 마치 감정이 몸에 돌기 위한 최소조건이라도 되는 듯, 눈에 즙처럼 괴는 연두 그래, 저 빛에 나도 두고 온 게 있지 기차는 여름 들판 사이로 오후를 달린다. - 나희덕 시 '연두에 울다' 모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