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생신, 보은에 피서차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족사진’ 속에 내 모습. 아들이 군대에 가고 대학생이 된 딸아이마저 서울로 가게 되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자고 했다 아는 사진관을 찾아가서 두 아이는 앉히고 아내도 그 옆자리에 앉히고 나는 뒤에 서서 가족사진이란 걸 찍었다 미장원에 다녀오고 무쓰도 발라보고 웃는 표정을 짓는다고 지어보았지만 그만 찡그린 얼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떫은 땡감을 씹은 듯 걸쩍지근한 아내의 얼굴 가면을 뒤집어쓴 듯한 나의 얼굴 그것은 결혼 25년 만에 우리가 만든 첫 번째 세상이었다. - 나 태주 시 ‘가족사진’ * 젊다고 느꼈을 때에는 시간이 천천히 가는 듯싶었다. 가족을 이루고, 하나하나씩 사람으로 갖추며 살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빠르게 흘러 내 아버지의, 내 어머니의 길을 닮아가 부모가 되고 불효한 자식이 되었다.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