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생불 썸네일형 리스트형 에스프레소 한잔. 집 밖에서 집을 보네 밤이 새벽으로 건너가는 시간 금성이 춥게 빛날 때 울다 잠든 아내 두고 집 밖에서 뀅한 눈으로 내 사는 아파트를 바라보네 저 칸칸이 토굴 같은 시커먼 아파트 덩어리 모래와 시멘트로 뭉쳐진 커다란 산 저 속에서 그만 살 것처럼 사랑하고 또 다 산 것처럼 싸우고 옷 벗고 뒹굴고 또 옷 입고 종주먹을 들이대고 나날을 최후처럼 살았네 불현듯 타클라마칸 사막의 한가운데 돈황의 막고굴이 떠올랐다네 커다란 산에 층층이 동굴을 뚫고 수도승들은 화엄세계를 새겨 넣으려 굴 밖에 거울을 세워두고 빛을 반사시켜 들여서 몇 십 년 몇 백 년 작업을 했다지 얼마나 죽고 싶었을까 그들에게 차라리 내가 버리고 싶은 이 사바가 극락쯤은 아닐 될까 그래, 나의 이 고해가 극락이라니 목말라 물을 찾다 밤새 술만 들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