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한 8인 산업전사 썸네일형 리스트형 El Condor Pasa..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장석남] 점등시간 77번 좌석버스를 탔다 나는 페루에 가는 것이다 시드는 화환처럼 해가 진다 바람은 저녁 내내 창 유리의 흰 페인트를 벗겨내고 있다 이른 산책의 별이 하나 비닐 봉지처럼 떴다 허공에 걸려 있는 푸른 풍금 소리들 나를 미행하는 이 깡마른 적막도 끝내 페루까지 동행하리라 철망 위에 앉아 우는 새 새의 울음속에 등불이 하나 내어 걸린다 페루의 유일한 저녁 불빛 밤새 파도들은 불빛으로 낮게 포복해 몰려와 몸을 씻고 있다 불빛을 따라간 한 목숨을 씻어주고 있다 나는 내내 페루에 가고 있는 것이다 새들의 페루 [신용목] 새의 둥지에는 지붕이 없다 죽지에 부리를 묻고 폭우를 받아내는 고독, 젖었다 마르는 깃털의 고요가 날개를 키웠으리라 그리고 순간의 운명을 업고 온다 도심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