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걷는 이 길속에서,,,
- 11월의 나무는, 난감한 사람이 머리를 득득 긁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 이 생(生)이 마구 가렵다 어언 내가 마흔이라는 사실에 당황하고 있을 때, 하늘은 컴퓨터 화면처럼 푸르고 환등기에서 나온 것 같은, 이상하게 밝은 햇살이 왜정 시대의 로마네스크식 관공서 건물 그림자를 가로수가 있는 보도에까지 늘어뜨리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 그림자 위에 가려운 자기 생을 털고 있다 내가 어떻게 마흔인가 병원을 나와서도 병명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처럼 나는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며 11월의 나무는 아직도 살려고 발버둥치는 환자처럼, 추하다 그래도 나무는 여러 번 살아서 좋겠다 . - 황 지우 시 '나무는 여러번 살아서 좋겠다' 모두 - 2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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