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새, 넋, 소릉조 썸네일형 리스트형 ‘슬픈, 인간의 날개‘ - 천 상병 시. ―도끼가 내 목을 찍은 그 휠씬 전에 내 안에서 죽어간 즐거운 아기를 (장주네) 골목에서 골목으로 저기 조그만 주막집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저녁 어스름은 가난한 詩人의 보람인 것을…… . 흐리멍텅한 눈에 이 세상은 다만 순하디 순하기 마련인가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莊嚴)하다. 골목 어귀에서 서툰 걸음인 양 밤은 깊어 가는데 할머니 등 뒤에 고향의 뒷산이 솟고 그 산에는 철도 아닌 한겨울의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산 너머 쓸쓸한 성황당 꼭대기, 그 꼭대기 위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아기들이 놀고 있다. 아기들은 매우 즐거운 모양이다. 한없이 즐거운 모양이다. - 천 상병 시 ‘주막에서’ [酒幕에서], 민음사,1979.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박에 못 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