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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혈액투석 6년 차? 벌써..,!

다시 꽃을 피우고 싶다.






요이가 만들어준
삶은 달걀은 맛이 좋았다
그 방법에 대해 일러주었는데
소금을 티스푼으로 한 번 넣고
중간 불에서 15분 익히면 되는 일이었다

겨울에는 종이 한 번
여름에는 세 번 울렸다
계절이 바뀌는 주간에는
종지기가 두 번 종을 쳤다
광장에 넓게 퍼져 나가는
종소리를 들으며
녹아가는 눈 밟았다

요이, 세상이 누군가의 입속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어?
입술 열면 밝아지고
닫으면 어두워지는 것이
낮과 밤이라 떠올린 적 있어?

요이는 갸우뚱 고개를 움직이더니
글쎄, 없는 것 같아
눈이 내린 낮과 눈이 쌓인 밤은
비슷한 밝기로 기억되니까
요이의 밤은 어둡지 않구나
그럼 눈을 따라가지 않는 삶을
꿈꾼 적 없어?
음, 추위 없는 도시에선
물건을 팔 수가 없는 걸
내가 가진 안감은 겨울에 쓸
두꺼운 것밖에 없어
입는 옷도 마찬가지고
요이는 손에 쥔 은색 방울을
한 번 흔든다
그렇겠지 요이는
눈의 방향을 따르는 이니까
창을 닫는다
겨울바람이 실내에 맴돌도록
여느 때처럼 평상에 누웠다
날이 점차 풀리고 있어
춥진 않았다
수송기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광장에서 돌아온 요이는
옷더미들을 아주 큰 가방에 접어 넣었다
옆에 앉아 원단 개키는 것을 도왔다
주말이 오기 전에 도시가 품은
흰 잔상은 사라질 것이다
요이는 겨울이 온
다른 도시 쪽으로 걸어 나갈 것이고
은방울은 그곳의 서늘함을 품고
울릴 것이다

새벽에 일어난 요이가
나무 욕조에 물을 받았다
잠이 달아났지만
눈 뜨지 않았다
가만히 소리를 들었다
수건으로 몸을 말끔히 말린
요이는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집을 나섰다
가방을 둘러멜 때 한 번
문을 밀고 나갈 때 한 번
가방에 달린 방울이 흔들렸다

정성스레 접어둔 이불 위로
볕과 먼지가 내려앉는 것을
바라보다 일어났다
잠긴 창을 열자
오전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렸다
종이 울린 뒤에
여음이 마루에서 맴돌았다
두꺼운 침구류를 정리하고
얇은 이불을
꺼내두어야 했다



- 이 자켓 시 ‘양초를 빚고 빛나게 하지 ’
* 시집 (거침없이 내성적인)



** 투석을 6년 정도하고 나니, 몸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째는 ’ 건체 중‘을 맞추다 보니 하루 두 끼가 억지로 맞춰졌고 그에 따라서 항상 ‘허기’를 느껴야 했다. 두 번째로 피부가 투석으로 수분이 걸러져 항상 건조하여 피부병이 따라다니고, 수시로 샤워하며 바디로션으로 몸의 건조함을 조절해 줘야 한다. 셋째로 투석환우 들리 얘기하듯이 ‘먹을 수’ 있는 게 없다. 식사를 결정할 때 ‘하이디‘라는 앱을 애용하여 ’인(P)과 칼륨(K)의 양을 살펴보는데 열에 아홉은 인과 칼륨이 과다하다.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 혈액검사 때마다 의사들의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인약’을 복용하며 때로 먹는데 ‘목숨’을 건 것처럼 먹는다, 양껏 먹지도 못하면서,, 넷째로 젊은 기혼자 투석인 이라면 중요한 문제인데,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렵다. 신장의 고장으로 부부생활에도 어려움이 발생해 ‘시알리스, 비아그라‘ 같은 약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결국에는 ’ 이식‘만이 해답인데,, 한번 이식을 한 나로서는 이식 후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겪어 봤다.

그럼에도, 그러 메도 불구하고,, ’ 바늘의 공포와 아픔‘ 그리고 4시간의 투석 이후에 끊임없이 견뎌야 하는 ’ 몸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식뿐이다. 아직은 ’ 재 이식‘의 의사가 없지만,, 앞두고 있거나 기다리고 있다면 ‘LUCKY’를 기원한다. 모두가 행복한 삶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