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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추억의 기기 /휴대용 소니 CD 플레이어 디지털 튜너 AM/FM 라디오 메가베이스

품번도 사라진 20살이 넘은 CD/TAPE am/fm 플레이어.





어느 날 낡은 책상 서랍을 뒤지다가

귤이 아닌 귤 하나를 발견했다

언제부터 그 속에 잊혀져 있었는지

시퍼렇게 가슴이 말라버린 귤처럼

고운 색깔 가진 그대가

나로 인해 오랫동안

파리해져가는 건 아닌지

껍질을 까면 더 아름다운 그대가

무심한 세상 한 구석에서

타고난 빛깔마저 잃어가는 건 아닌지



- 이 선영 시 ‘내 서랍속의 귤 하나’ 모두
    [오, 가엾은 비눗갑들],문학동네, 2021.




* 스마트폰이 너무 편리해짐에 따라서 많은 기기들이 사라지고, 사람들도 더블어 소중한 경험들을 잃어 버리고 사라져 가고 있다. 기기와 문명의 발전은 선택에 따라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지만,, 시간과 귀찮이즘에 빠져든 현대인 이라면 누구나 ‘간편함’을 쉽게 선택하고 누릴 수 밖에,,,

요즘 내 서재에 중요하게 자리잡은 SONY 포터블은 20여년의 숙성을 거쳐 이제야 책상의 한복판에 자리잡아 오래된 CD & TAPE 들을 플레이 해 주고 있다. Vibe 나 Melon, Flo 같은 음악앱 들로 쉽게 세상의 좋은 음반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오고 가는 출퇴근 길에서 독서앱과 더블어 음악앱들은 쉽게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어 오래동안 애용해 왔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애착이라 할까?!…, 오래된 책들을 수차례에 걸쳐 솎아내어 비워내면서 곳곳에 버려둔 비디오테잎, VOD CD, MP3,, 이런 것들이. 눈과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흘러가는 세월따라 활용에 뒤쳐지는 것들이 무심코 버리기 시작하다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고 할까.., 테너 엄정행의 카세트 테입을 풀레이 하다가 박인희, 트윈 폴리오의 테입도 다시 들어보고 그때에는 음질을 생각해 ‘크롬’ 태입을 비싸게 구입했던 자잘한 기억에 쉽게 버리지 못하고 껴안고 있다.

정리하다가 나오는 무수한 기억의 파편들,, 놓아 줄 때가 되었는데도,,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 나이가 먹으니 집안에도 영역이 확실하다. 안방에 있는 오디오 기기는 번거롭다는 변명으로 서재에서 cd 와 tape 라도 되살려 듣고 있다. Lp 도 한번 정리하고 먼지를 딱고 들어줘야 하는데,,, 오늘은 군대 제대하고 복학하기전 구입했던 슈베르트 ‘The Last Four Quarters’(4개의 후기 4중주곡)을 듣은다. 이탈리아 현악 4중주단의 연주다. 간만에 내리는 빗소리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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