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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오후,,,


휴식 - 한적한 오후....
조회(353)
이미지..,love. | 2006/10/29 (일)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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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를 심어놓고 게을러
뿌리를 놓치고 줄기를 놓치고
가까스로 꽃을 얻었다 공중에
흰 열무꽃이 파다하다
채소밭에 꽃밭을 가꾸었느냐
사람들은 묻고 나는 망설이는데
그 문답 끝에 나비 하나가
나비가 데려온 또하나의 나비가
흰 열무꽃잎 같은 나비 떼가
흰 열무밭에 내려앉는 것이었다
가녀린 발을 딛고
3초씩 5초씩 짧게 짧게 혹은
그네들에겐 보다 느슨한 시간 동안
날개를 접고 바람을 잠재우고
편편하게 앉아 있는 것이었다
설핏설핏 선잠이 드는 것만 같았다
발 딛고 쉬라고 내줄 곳이
선잠 들라고 내준 무릎이
살아오는 동안 나에겐 없었다
내 열무밭은 꽃밭이지만
나는 비로소 나비에게 꽃마저 잃었다.
 
 
  -문태준 시 '극빈'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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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토요일,,, 조금은 일찍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면서 오래간만에 야구를 dmb 폰으로 보면서 집으로 향했다. 총각때 쌍방울에 디자이너로 있던 친구와 같이 보았던 쌍방울과 OB의 경기를 끝으로 경기장에서 보는 야구는 막을 내렸던 기억속에 가끔씩 힐끗 보고는 하던 프로야구를 오래간만에 집중해서 보게 된듯,,, 고속버스에서 나 말고도 dmb나 pmp,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도 꽤 있다. 이제는 모두가 IT 시대를 선도하듯,,, 이런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때로는 이런 스포츠에 열중하는 내 모습도 오랫만이다. 사는게 뭔지 별것도 아닌것에 신경 쓰느라 이런 사소한 여유도 없었다니,,,,
 
-오래간만에 편히 자고 싶어서 드라마를 보기 좋아하는 마눌님을 피해서 거실에 자리를 깔고 일찍 누웠다. 아이들은 자기 방에서 책을 읽고,,, 일찍이라 하기도 못하지만 12시도 안되어 잠을 청한다. 서울랜드를 가기로 아이들과 집사람은 약속이 되여있어 일요일 인데도 일찍들 일어났다. 난, 피곤이 쌓인듯 하여 다음에 가기로 하고 큰딸아이의 친구가 대신해서 내 자리를 채웠다. 모두를 보내고 조금은 게으로고 싶은 심정에 빈둥거려 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영역이 있고 자신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한 벗의 블러그에 갔다가 잠궜던 블러그를 풀어 놓은 것을 늦게야 발견했다. 배경 때문에 몰랐던 것인데,,, 어머니가 노환으로 위중하신데 병원에서 집으로 모셔온듯,,, 그런 사정을 모르고,,, 부끄럽다. 사는 모습에서 모두가 자신의 모습이 있는데,,,
 
-점심전에 시간을 내어 시냇물공원도 한바퀴 돌고,, 식당에서 밥을 사먹으라고 밥값도 주고 갔는데,, 2달 만에 apt 후문에서 발견한 분식점에서 이것저것 사서 혼자서 식사대용으로 먹었으나 입맛이 없다. 대충 먹다가 접어두고 왠지 밀려오는 피곤함에 낮잠을 다 잤다. ㅎㅎㅎ,,, 마눌님께서 온전한 나의 휴식을 원치 않은듯 숙제를 남긴지라, 청소기로 청소를 해 놓은 집의 곳곳을 스팀청소기로 딱아낸다. 손으로 걸레질을 하는것도 힘들지만 기계로 딱아내는 것도 쉬운것은 아니다. 스팀으로 안방과 거실을 딱아내는데도 땀이 주르르 흘러 내린다. 손걸레로 미진한 곳을 딱아내고, 청소기를 분해해서 딱아 말리고, 화분에 곳곳에 물을 준다. 가지가 많이 자란 나무는 가지를 끈으로 묶어주고,,, 11월 추위가 닥치면 베렌다에서 거실로 들여 놔야할듯,,, 그러면 햇빛을 자주 못볼텐데,,,,
 
-전화를 하니,,, 서울랜드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한다. 아이들은 신이 났고,,, 내 걱정은 말고 저녁까지 먹고 들어오라 일렀다. 오래간만에 적막한 집에서 볼륨을 올리고 음악을 듣는다. LP도 CD도, TAPE도 살때는 정말 발품을 팔고 돈을 아끼고 모아서 산것인데,,, 아이들이 자랄때는 돈을 버느라 시간이 없었고,,, 이제는 아이들의 공부때문에 전축을 키기도 어려우니,,,, 노트북이나 카세트에 이어폰을 통해 어쩌다 듣는것이 전부이니,,,, 쌓여 있는 음반을 때로 보면서 한심한 생각이 든다. 내려 앉는 어둠에 집의 불을 모두 끄고, 노트북을 키고 잔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스카치를 채워 글을 쓴다. 이렇게 음악을 들으며 한적한 어둠에 서제에 혼자 앉아 있으니 아득한 움막에 있는듯,,,, 마음이 평안 해 진다. 내일은 월요일,,, 또 다시 새로운 한주를 시작해야 하리라. 몇일이 지나면 11월, 2006년도 이제 두어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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