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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스쳐가는 생각들...


말없이 스쳐가고, 지나쳐간 편린들,,,, 여행
조회(465)
이미지..,love. | 2008/03/06 (목)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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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 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 멀어져감을 두려워 한다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누구나 고독하고,
그 고독을 들킬까 굳이 염려하지만
안개 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 것도 여럿인 것도 없다
그러나 안개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머물 수 없는 것
시간이 가면
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러한 것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속에 숨는 것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류시화 시 '안개 속에 숨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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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낭',,, 든 것이 없어도 무거운,, 그래도 가볍게 길을 걸어 나가자....
 
 
-오래간만에 서울로 향하는 길은 뿌옇게 서리가 앉듯 어제 갑자기 내린 눈으로 다소 춥게도 느껴지는데,, 창을 통해 닿는 햇살은 봄이 그리 멀지는 않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오늘이 경칩이라고 라디오에서는 말하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오리털 잠바에,, 제법 두툼하게 옷들을 입고 있다. 라디오에서는 '가난'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었는데,, 남자는 삶의 기회가 줄어들어 자신감이 엷어지면 가난을 느끼고, 여자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사랑이 엷어지면 가난을 느낀다는,, 패널들의 얘기는 그런대로 들을 만 했다. 또한 음식을 먹고 교육을 하는데에도 저소득층은 아이들에게 "배 부르게 먹었냐?" 고 묻는데 반하여 중산층은 "맛있게 먹었냐?" 하고 묻고 부유층은 "음식의 맛과 향, 그릇과 분위기가 어땠냐?" 고 묻는다는 단순 비교에서도 흥미 로웠다. 가난했던 시절을 산 우리들은 이해할 지 몰라도 요즘의 애들에게 '가난'을 설명하기는 어렵게 느껴진다.
 
-중학교의 교과서이던가,,"실직한 가장이 일나간 아내가 아침에 돌아와 밥을 먹어야 하는데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도 쌀을 조금 살 돈밖에는 없어 밥만 해서 상을 차리고 반찬을 놓지못해 미안한 마음에 밥과 간장 종지에 물만 놓은 상위에,, '황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 써 놓고 직장을 알아보러 나가고,, 아내는 돌아와 상을 보고 놓인 쪽지를 읽으며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정말 '이야기'로서만 존재할 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무능한 남편에 치를 떨면서 집을 나가는게 맞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산다는게 결코 '금전'만이 아닌데도,, 현실의 세상에는 금전 없이는 어떤 일도 해결할 수 없는게 현실이니,,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노력하며 이루어야 하는게 현실의 부 인데,, 세월의 나이를 먹을수록 조급해지니,, 조급함으로 이룰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는게 내 경험이다.
 
 
 
-이런 날씨를 '멜랑꼬리'.. 라고 불러야 할까?! 안개가 낀 흐릿한 날씨에 자잘하게 눈이 또 내리고 있다. 게을러 지려는 나를 일으켜 세안을 하고 머리를 빗고 문득 추위를 느끼는 몸에 히터를 올린다. 차량의 꼬리를 물고 올라오는 라이트의 밝은 빛이 문득 따스하게 느껴지는데,, 서서히 어둠을 걷고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사랑하며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다시 금,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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