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저력,, 해녀(女子)!
제주도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제주도의 女人들은 참 매력이 있다. 인천의 인근의 섬에 가 보아도 섬여자들이 생활력이 뛰어나고 친화력이 높다.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제주도 남성의 '무뚝뚝함'은 제주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될거란 생각이 든다. 서귀포 시내나 시장, 심지어는 버스나 택시기사들도 말을 붙이지 않으면 '한마디'도 하지않는 친절을 보였으니,, 뭍에서 온 살랑살랑한 아가씨가 말을 붙이면 달라지려나,,, 아무튼, 제주 남과여의 극심한 대조가 그럭저럭 묘하게 균형을 이룬다고 할까?! 하지만 세계적인 관광지로 '우뚝' 서려면 제주도의 바가지 상혼과 남자들의 관광객을 대하는 태도는 개선이 시급하다 하겠다.
어제는 서귀포 농협앞에서 100번을 타고 '쇠소깍' 까지 잘 도착 했는데,, 오늘은 무뚝뚝한 아저씨가 일러주신 정류장 앞에서 '외돌개' 가는 버스를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다. 20 여분을 기다리다 알아보니 이곳에서는 버스가 정차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누구를 탓하랴, 손해본 시간만큼 벌충 하는 수 밖에,,, 여행지에서는 그지역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원칙인데, 할수없이 택시를 탔다. 10분도 안걸리는 거리,, 그래도 기분좋게 시작하기위해 잔돈을 건네는 택시기사에게 커피라도 사드시라고 팁으로 드리고 외돌개의 계단에 다시 섰다. 이곳은 물과 떨어져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 있다 하여 외돌개란 이름이 붙었다는데, 약 150만년 전에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섬의 모양을 바꾸 놓을 때 생성 되었다고 한다. 맑고 깊은 물빛과 맑은 솔숲이 어우러져,, 09시를 넘기지 않은 시간 임에도 관광객으로 넘치고 있었다.
외돌개를 벗어나자 관광객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한가로히 걸을 수 있었다. 곳곳에서 관광계로 온듯한 여성들을 많이 볼수 있었는데,, 딸과 엄마의 커플도 많아서 엄마의 뒤를 힘겹게 따라가며 불평을 해대는 딸의 앙탈이 귀여워 뒤에 걸으며 미소를 짓게 했다. 내가 짐을 푼 숙소에도 여성들이 많았는데,, 제주의 올레길은 코스가 대체로 순탄하고 풍광이 아름다워 여성들이 부담없이 걷기엔 좋은길 인것 같다. 코스 자체도 해안을 끼고 언덕과 농로와 마을이 잘 이어진,, 때로 만수시간에는 신발을 적시어 산길로 우회하여 길을 찾아 가지만,, 잘 만든 도보길이란 생각이 든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바닷가를 끼고있어 많은 포구와 만나게 되는데,, 해수를 가둬서 고기를 잡거나 해수를 담아 빨래를 하는 해수 빨래터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평화의 우체통이 있던 강정.... 이곳은 해군기지 건립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양날의 칼 앞에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듯 싶다. 바다에 천막을 치고 곳곳에 개발을 반대한다는 노란깃발이 눈부시게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7코스인 외돌개~월평올레는 수봉로와 제주 풍림리조트를 경유해 월평포구까지 이어진 15.1km의 해안올레이다. 억세와 들꽃이 곳곳에 만발하여 아기자기한 멋도 느낄수 있어 즐거웠다. 이곳의 '수봉로'는 제주의 올레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길이라는데, 7코스 개척시기인 2007년 12월에 올레지기인 '김수봉'님이 염소가 다니던 길을 사람이 다닐수 있도록 직접 삽과 곡괭이만으로 계단과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실지로 8코스를 돌다가 올레지기를 만나기도 했는데 제주올레 직원들인듯한 사람들을 데리고 코스를 돌며 올레길표시 리본을 재정비 하고 있었다.
7코스의 난점은 화장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7코스의 끝지점인 월평에서도 어디에서도 화장실은 찾을수 없었다. 그곳에도 제법 큰 수산회사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사람도 없고 화장실을 찾기는 힘들었다. 트럭으로 커피와 음료를 파는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이곳의 화장실 문제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한다. 이곳은 풍림리조트에서 하루 3번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하는데 그냥 걸어서 대로로 나와 버스나 택시를 타는게 더 마음이 편하다.
올레코스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친절한 표시,, '올레싸인' 길가 돌담 한켠에, 해안가 돌밭의 조금 큰 바위위에, 어느집 담벼락에 아주 조그맣게, 하지만 선명한 눈길로 나그네의 발길을 유도한다. 때로는 키작은 소나무의 가지에 매달려 있기도 한다. 큰걸음으로 성큼성큼 걷다보면 표시를 놓치기도 한다. 조급한 마음을 다독이고 지나가는 풍경을 유심히 감상하며 천천히 걷는다면 길을 잃지는 않으리라. 그런면에서 남자들은 홀로가면 가끔 올레싸인을 놓친다. 이때에는 마지막으로 보았던 곳으로 되돌아 가거나 지역주민에게 묻는수 밖에 없는데,, 이런 경우는 코스에서 드믈다. 주변 풍경을 즐기며 느긋하게 걷는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더 천천히 내 페이스 대로 걷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평균 15km. 시간의 적절한 배분과 여유로운 발걸음이 여행후에도 휴유증을 줄일 수 있다.
8코스의 '대포포구'까지 걷다가 대로로 나서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복귀했다. 다리도 아프고 10여년을 함께한 등산화가 오른쪽 밑창이 터진 때문인데,, 그럭저럭 집까지 가는데는 이상이 없을듯 싶다. 꽤 멀리도 걸어온 듯 스쳐지나가는 코스마다 뒤따라 올레길을 접어드는 사람드릐 모습이 보이고 그 코스의 풍경이 그려진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걷기 좋은 길, 걸을 수 있는 길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길을 걸으며, 제주의 올레길을 걸으며 느끼는것은 제주올레길은 '도보 여행자'를 위한 진정 좋은 길 이란 생각이다. 다시 시간이 나면 이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걷고 싶다. 마음의 평안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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