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숲에 들다

내가 죽어보는 날 / 조오현




부음을 받는 날은
내가 죽어보는 날이다

널 하나 짜서 그 속에 들어가 눈을 감고 죽은 이를
잠시 생각하다가
이날 평생 걸어왔던 그 길을
돌아보고 그 길에서 만났던 그 많은 사람
나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
나에게 꽃을 던지는 사람
아직도 나를 따라다니는 사람
아직도 내 마음을 붙잡고 있는 사람
그 많은 얼굴들을 바라보다가

화장장 아궁이와 푸른 연길,
뼛가루도 뿌려본다


-조오현 시 '내가 죽어보는 날' 모두



 

* 스님께서 팔만대장경의 내용을 간략하면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지말라' '사람 차별하지 마라' 라고 말씀 하셨다. 세상이 돈을 대접하고, 부가 인격도 대신하는 세상이지만 결국에는 사람이 기본이다. 금전으로 대신할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사람사는 세상에는 수없이 존재함이 감사하다. 내가 존재하려면 다른 나(타인)를 인정해야 행복하다. 결국에는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지만, 삶을 사는 동안에 나는 '우주' 자체가 된다. 내 삶에 내가 주인이여야 할 이유다.

 

 

 




'시 숲에 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의 달력 / 하 재연  (0) 2013.07.18
아내 / 박재영  (0) 2013.05.25
주름 / 장 옥관  (0) 2013.05.06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 용택  (0) 2013.04.28
사는 이유 / 최영미  (0) 2012.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