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분이 나를 밀어낸다
생각하는 기계처럼
다리를 허리를 쭉쭉 늘려본다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화초가 말라 죽는다
뼈 있는 말처럼 손가락처럼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
죽으면 죽은 기분이 남을 것이다
아직 우리는 웃고 말하고 기분을 낸다
먹다가 자다가 불쑥 일어나는 감정이
어둠 속에서 별 의미 없이 전달되어서
우리는 바쁘게 우리를 밀어낸다
나의 기분은 등 뒤에서 잔다
나의 기분은 머리카락에 감긴다
소리내어 읽으면 정말 알 것 같다
청바지를 입는 것은 기분이 좋다
얼마간 뻑뻑하고 더러워도 모르겠고
마구 파래지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 구겨지지만
나는 그것이 내 기분과 같아서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이근화 시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모두
*반복되어 지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한달에 평균 25일 을 출근 하면서 반복되고 습관화 되는 것이 싫어서, 조금씩 변화를 주어 본다. 츨근 시간도 바꾸어 보고, 버스를 타다가 지하철을 타다가 , 이제는 내리는 곳을 달리하여 길게도, 짧게도, 거리를 조절하여 조금은 낯설은 곳을 지나며,, 다소 아이 같은 즐거움으로 거리를 두리번 거리며 "삥~ 돌아" 복귀 하곤 한다. 같은시각, 같은 곳 을 지나다 보면, 마주치는 같은사람, 같은 공간이 때로,, 숨이 막힌다. 가면을 쓴 듯한, 변함없는 표정에 굳어지는 듯 가슴이 아린다. 삶을 열심히 살려 한다면,,, 지치지 말아야 하는데,, 끝임없이 솟는 삶의 열정을 원한다면 잡식성의 사람이 되거나, 매 순간 욕망과 때로는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이 넘쳐야 함을 본다. 이제는 몸이 좋아지거나, 체력이 좋아지기 보다는 현상태를 잘 유지하고, 나빠지지 않아서 남겨진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함을 느낀다.
올 여름은 참 힘들게 보낸듯 하다. 체력도, 몸 상태도 좋아지기 보다는 처지는게 많아서 내 삶의 욕심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이제는 좀 더 가지고 소유하기 보다는,, 나누고 내려 놓으며 많이 버려야 한다. 다시 보리라 생각하며 한곳에 쌓아 두었던 잡지나 전공서적,, 시집, 그리고 많은 잡서들,, 버리지 못하던 양복들,, 수없이 백업 해 놓았던 많은 영화자료나 기록들을 이번 여름휴가 동안에 하나, 하나씩 모두 정리하고 삭제 하였다. 나누어야 할 자료는 필요한 지인에게 나누어 주고,, 조금은 "가뿐한 몸과 마음"이 되었다. 하지만, 하지만 삶이 끝임없이 순환 되듯이 내 삶의 표정도 어느덧 나도 모르게 반복되곤 한다. 그래,,, 버린다는 작업이 이처럼 끝없는 반복을 요 하는 일 이었구나! 버렸다고, 비웠다고 생각 했는데,, 어느덧 내 마음과 주변에는 내 욕심의 흔적들이 날마다 다시금 가득 채워지곤 한다.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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