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화두 썸네일형 리스트형 12월의 시 / 최지은 그해의 마지막 밤이었습니다 조금 춥고 적막한 나의 방 창턱에 뜨거운 물 한잔을 올려두고 앉아 간밤의 꿈을 돌이키고 있었습니다 겁먹은 눈으로 등을 맞댄 채 서로를 지키는 두마리의 원숭이가 잠든 내 머리맡에 앉아 있는 걸 내가 다 지켜보는 꿈이었습니다 내 마음 가장 못생긴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이 집에서 부모를 잃고 연이어 오랜 사랑도 잃고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란 뭘까 떠난 부모의 마음을 더듬고 후회하고 아파하고 두려워하며 열세번의 보름달을 바라보고 그런 내가 미워 모든 것이 미치도록 미워지던 그로부터 같은 꿈이 계속되었습니다 오늘 밤 다시 한해의 마지막에 이르러 이 모든 일을 옛일인 양 되돌리며 나만의 원숭이를 부르고 가까이 앉히고 눈이 마주칠 것 같습니다 정다운 나의 원숭이 이제 내 손을 붙잡고 나를 다.. 더보기 이전 1 다음